과학과 신앙을 사이에 두고 던지는 인류의 질문엔 끝이 없다. 다양한 증거와 실험으로 검증된 과학은 인류에게 신뢰를 얻었지만, 동시에 과학으로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지점이 늘어났다는 점은 신앙을 향한 믿음을 더욱 견고하게 한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로 강단에 서는 저자는 “과학적 사실로 성경의 진위를 따지려 하는 시대에 성경으로 과학을 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은 인류는 바이러스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전기차 시대, 에너지는 어떤 미래를 가져올까’ 등 신앙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들을 두고 저자는 크리스천으로서 현재의 과학기술 시대를 어떻게 해석하며 살아갈 것인지 소개한다.
‘이상 기후에 대처하는 청지기의 자세’를 논할 때는 모든 생명체를 하나님의 소중한 창조물이라 믿었던 곤충학자 파브르를 소환한다. 4개의 장이 보여주는 16가지 이야기에선 과학의 공격을 막아내려는 방어적 논조가 느껴지지 않는다. 크리스천 과학자로서의 전문적 견해와 기독교를 비판하는 과학자의 주장을 함께 버무려 놓은 본문이 독자들에게 정반합의 경험을 선사한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