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꼬박 10년 모아야 수도권서 내집 마련… 서울은 14년

입력 2022-12-22 04:05

주택 가격 상승으로 ‘내 집 마련’에 걸리는 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수도권에 자가를 마련하려면 월급을 받아서 하나도 쓰지 않고 10년을 모아야 한다. 서울에 집을 사기 위해서는 14년이 필요하다.

국토교통부가 21일 발표한 ‘2021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는 수도권 기준 10.1로 집계됐다. 중위 소득 가구가 10.1년간 연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수도권에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의미다. PIR은 전년(8.0)보다 상승해 최고점을 찍었다.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시·도 모든 지역의 PIR이 상승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자가를 보유하기까지 연 소득을 14.1년간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다음으로 PIR이 높은 지역은 세종(10.8), 경기(9.9) 등이었다.

지난해 임차 가구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율(RIR)은 전국 기준 15.7%로 전년(16.6%)보다 줄었다. 월 소득의 15.7%를 임대료로 낸다는 얘기다. 하지만 서울의 RIR은 21.6%로 전년보다 0.3% 포인트 증가했다.

전국 자가 보유 가구는 전체 가구 중 60.6%로 2020년과 같았다. 수도권 자가 보유율은 54.7%로 1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지만 수도권 이외 지역의 자가 보유율은 낮아졌다. ‘영끌’ 매수로 수도권에 진입한 가구가 증가한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생애 첫 주택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7.7년으로 전년과 같았다. 지난해 전체 가구의 평균 거주 기간도 7.5년으로 전년 7.6년과 비슷했다. 점유형태에 따라 거주기간이 달랐는데 자가(10.5년)의 경우 임차 가구(3.0년)에 비해 3배 이상 오래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거실태 조사는 지난해 8월부터 지난 1월까지 전국 5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한 개별 면접 방식을 통해 이뤄졌다. 응답자 88.9%는 자신의 주택을 보유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청년 가구의 경우 주택 보유 의식이 전년 대비 2.9% 포인트 상승한 81.4%로 조사됐다. 청년 가구의 자가 보유율은 13.8%로 일반 가구(57.3%), 신혼가구(43.9%)에 비해 낮았다.

청년 가구 중 최저 주거 기준 미달 가구는 7.9%로 일반 가구(4.5%)보다 높았다. 청년 가구의 1인당 주거 면적도 30.4㎡로 일반 가구(33.9㎡)보다 좁았다. 청년 가구는 전세나 주택구입을 위한 대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