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태원 구호차량 탑승한 신현영 의원, 응분의 책임 져야

입력 2022-12-21 04:03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이태원 참사 구호 현장으로 달려가던 재난의료지원팀(DMAT)의 차량이 도중에 현직 국회의원과 그의 배우자를 태우고 간 사실이 드러났다. 당사자인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논란이 빚어지자 그가 맡고 있던 이태원 참사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직을 사퇴했다.

DMAT는 재난 발생 시 신속한 응급의료지원을 위해 가동되는 국가재난대응시스템의 일부다. 명지병원은 참사 당일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요청을 받고 DMAT를 출동시켰다. 신 의원이 비록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의사 출신이지만 DMAT 구성원은 아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현직 국회의원이라고 하더라도 DMAT 차량에 탑승할 이유가 없다.

신 의원이 참사 현장에 달려가 구호를 도우려고 했다면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에서 출발한 명지병원 DMAT 차량을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신 의원이 자택인 서울 마포구에서 참사 현장으로 바로 갔다면 DMAT보다 먼저 도착했을 것이다. 신 의원을 태우고 가느라 참사 현장 도착이 지체됐다면 신 의원은 DMAT 활동을 방해한 셈이 된다. 응급의료에 관한법률상 누구든지 응급의료 종사자와 구급차 등의 응급환자에 대한 구조와 이송을 위계 등의 방법으로 방해하면 처벌받는다. 신 의원이 만일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구호 활동을 도왔다면 정상을 참작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새벽 1시40분쯤 현장에 도착한 신 의원은 15분간 머물렀다가 보건복지부 장관의 관용차량을 타고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신 의원은 자신이 탄 차량은 구급차가 아니라 닥터카였다고 해명했지만 궁색하다. 구급차든 닥터카든 응급환자 이송이나 응급의료인력 운송 등으로 사용이 엄격하게 제한되기는 마찬가지다.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닥터카를 택시나 자가용처럼 부리면 안 된다. 신 의원과 그의 남편을 태우느라 닥터카에 탔어야 할 진짜 응급의료 인력이 탑승 명단에서 배제됐다면 두 사람은 재난의료지원 활동을 방해한 것이다. 신 의원은 경위를 소상히 밝히고 국민 앞에 정식으로 사과해야 한다. 아울러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된 만큼 그에 따른 응분의 책임도 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