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성공 주역들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조직 개편에 반발해 줄줄이 사퇴하고 있다.
19일 항우연에 따르면 지난 16일 옥호남 나로우주센터장이 이상률 항우연 원장에게 보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나로우주센터는 지난 6월 누리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곳이다. 옥 센터장의 사퇴로 내년 누리호 3차 발사 등에 적지 않은 지장이 초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고정환 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도 사퇴했다. 그는 사퇴서에서 “항우연은 조직개편을 공표해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의 연구개발 조직을 사실상 해체했다”며 “본부만 남겨 머리만 있고 수족은 모두 잘린 상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운영관리지침’에 규정된 연구개발조직 추진체계를 정면 위반했다”고 했다. 이 원장은 고 본부장의 사퇴를 만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줄사퇴는 누리호 개발 임무를 마무리한 발사체개발사업본부를 해체하고 ‘발사체연구소’를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조직 개편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항우연은 지난 12일 발사체연구소를 신설하고 산하에 누리호 3∼6차 발사를 맡을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 100t 액체 로켓엔진 등을 개발하는 ‘차세대발사체사업단’, ‘소형발사체연구부’ 등을 만드는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고 본부장이) 항우연을 떠난 게 아니라 아직 연구원으로 있다. 개인적으로는 고 본부장이 계속 중책을 맡아 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개편 과정에서 의견 차이가 있었던 것”이라며 “논의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