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축구대표팀 간판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는 팀의 패배에도 홀로 빛났다. 조국의 월드컵 2연패는 무위에 그쳤지만 음바페 개인은 각종 기록을 세우며 골든 부트(득점왕)의 주인이 됐다. 사실상 ‘차세대 황제’로서 대관식을 예약했다는 평가다.
음바페는 19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에 출장해 프랑스의 3득점을 홀로 책임졌다. 연장 종료 후 이어진 승부차기에서도 1번 키커로 슛을 성공시켰다.
같은 경기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견인한 리오넬 메시와 비견해도 뒤지지 않았다. 결승전 이후 축구 전문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과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 등은 음바페에게 양 팀 통틀어 최고 평점을 부여했다.
대회 전체를 놓고 봐도 음바페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정확한 슛은 전 세계 축구팬들의 뇌리에 박혔다. 본선 들어 결승 전까지 5골 2도움을 기록한 그는 이날 추가한 세 골을 더해 8골로 대회 득점왕에 등극했다. 7골을 넣은 메시를 한 골 차로 따돌렸다. 월드컵 통산 득점은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의 4골을 더해 12골로 늘렸다.
진기록도 수립했다. 음바페가 터뜨린 월드컵 결승전 해트트릭은 1966년 잉글랜드의 제프 허스트 이후 56년 만이다. 한 선수가 두 대회 연속으로 월드컵 결승에서 골을 넣은 것도 60년 만의 일이다. 음바페는 앞서 4년 전 러시아월드컵 결승전에서도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후반 쐐기골을 터뜨린 바 있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인 음바페는 1998년생으로 아직 24세에 불과하다. 북중미월드컵이 열리는 4년 뒤에도 여전히 20대다. 이변이 없다면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보유하고 있는 월드컵 통산 득점 기록(16골)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농후하다.
각계 인사들도 대회 직후 음바페에게 찬사를 보냈다. 그라운드를 찾아가 위로를 건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음바페에게) 아직 24세에 불과하다고 말해줬다”며 “(어린 나이임에도) 월드컵 결승에 가봤고, 우승을 해봤고, 득점왕에 올랐다. 우리 모두 그가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