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누리호, 1차 진입기동 성공… 달 궤도 안착 ‘9부 능선’ 넘었다

입력 2022-12-20 04:05
달 궤도선 ‘다누리’가 타원형으로 달을 도는 모습을 나타낸 그래픽.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 달 궤도선 ‘다누리’가 마침내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다누리는 현재 타원 궤도를 따라 달을 공전하고 있으며 앞으로 네 번에 걸친 궤도 안정화 작업이 예정돼 있다. 다누리 프로젝트 최종 성공의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다누리가 달에서 108㎞까지 가까워진 지난 17일 오전 2시45분 1차 달 임무궤도 진입기동을 정상적으로 수행했다고 19일 밝혔다. 1차 진입기동은 우주 공간을 항해하던 다누리를 달의 중력권에 밀어넣는 고난도 작업이었다. 총알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이동하는 다누리를 총알의 속도로 이동하는 달의 궤도에 밀어넣는 일이다. 궤도가 벗어나거나 적정 속도로 감속하지 못하면 다누리가 달에서 튕겨나가게 된다.

다누리는 1차 진입기동 뒤 타원 궤도를 도는 중이다. 달에 가장 가깝게 접근하는 지점이 달 상공 109㎞, 가장 먼 지점이 8920㎞, 공전주기 12.3시간의 궤도다. 항우연은 “다누리가 달의 중력에 안정적으로 붙잡힌 것으로 확인했다. 이제 전정한 달 궤도선”이라고 설명했다.

다누리는 21일, 23일, 26일, 28일 모두 4차례의 추가 진입기동을 앞두고 있다. 이를 통해 임무궤도인 달 상공 100㎞ 원형 궤도로 안착해야 최종 성공 판정을 받게 된다. 성공 여부는 28일 5차 진입기동 이후 데이터 분석을 거쳐 29일쯤 발표될 예정이다. 항우연은 가장 어려운 1차 진입기동에 성공했기 때문에 큰 변수가 없는 한 다누리 프로젝트는 성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항우연 관계자는 “남은 4차례 진입기동의 경우 인공위성의 궤도 안착 과정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과거 인공위성을 쏘고 운용하면서 이런 작업의 노하우를 갖고 있어 크게 어렵지 않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

다누리가 임무궤도에 안착하면 내년 1월부터 1년 동안 하루 12회 달을 공전하며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달 표면을 정밀 촬영해 2030년대 초 발사될 예정인 달 착륙선의 착륙 후보지를 물색하는 게 가장 중요한 임무다. 달 자기장 측정을 통해 달 생성 원인을 연구하고, 달 표면 자원 지도도 작성하게 된다. 우주인터넷 기술을 시험하는 작업도 빼놓을 수 없다. 다누리가 최종 성공 판정을 받게 되면 한국은 러시아 미국 중국 유럽 일본 인도에 이어 세계 7번째 달 탐사국 대열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