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논란이 불거지자 대통령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상승세로 돌아선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윤심 논란의 역풍으로 힘들게 끌어올린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시 하락 흐름으로 돌아설 경우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3대(노동·교육·연금) 개혁 드라이브’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우려다.
국민의힘은 19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차기 당대표 선출 방식을 기존 ‘당원투표 70%·여론조사 30%’에서 ‘당원투표 100%’ 방식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국민의힘은 20일 상임전국위, 23일 전국위·상임전국위를 각각 열어 이번 주 내에 전당대회 룰 변경을 완료할 방침이다.
그러나 ‘당원투표 100%’ 변경이 친윤(친윤석열)계 당권 후보에게 유리한 판을 깔아주기 위한 의도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비윤(비윤석열)계 유승민 전 의원 등이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전당대회를 둘러싸고 여당에서 윤심에 대해 시끄러운 얘기들이 계속 나오는 것은 윤 대통령에게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윤 대통령 의중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잡음이 나오는 것 자체가 민심에 도움이 전혀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분이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던 점도 대통령실의 근심거리다. 친윤계와 이준석 전 대표가 충돌하면서 터져나왔던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논란이 대표적이다. 대통령실은 차기 당권을 놓고 당권주자들이 혈투를 벌이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대통령실은 그러나 윤심 논란이 격화돼 윤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다는 인식이 퍼질 경우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당권주자들 싸움에 대해 대통령실이 강제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긴 하다”면서도 “당권주자들이 대통령을 계속 끌고 들어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이제까지 대통령이 당에 얽혀서 좋았던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들 사이에서 전당대회 룰 변경에 대한 비판은 계속됐다. 유 전 의원은 KBS 인터뷰에서 “유승민 한 사람을 잡으려고 대통령과 윤핵관들이 이렇게까지 심하게 하나”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당대표 뽑는 게 골목대장이나 친목회장을 뽑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문동성 손재호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