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를 곳 있다는 메시… “세계 챔피언으로 더 뛸 것”

입력 2022-12-20 04:03
결승전 직후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월드컵 제패를 기뻐하고 있는 모습. 오벨리스크에 메시의 사진이 투사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5)가 마침내 전설의 반열에 올라섰다. 올림픽 금메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CL) 우승 등을 이루고도 월드컵 트로피만 없었던 메시는 다섯 차례 도전 끝에 ‘마지막 꿈’을 이뤄냈다. 메시는 오랜 기간 논쟁으로 이어져 온 ‘GOAT’(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Greatest Of All Time)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메시는 19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꺾고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그간 메시에게 월드컵 우승 트로피는 마지막 남은 퍼즐로 비유돼왔다. 발롱도르 7회 수상, UCL 4회 우승,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코파아메리카컵(남미축구선수권대회) 우승 등을 이뤘으나 월드컵 무대와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2006 독일월드컵부터 2018년 대회까지 4차례 연속 출전했으나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특히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는 결승전에서 독일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대회 최우수선수인 ‘골든볼’ 수상자가 됐다. 당시 무표정한 표정으로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바라보던 메시의 모습이 큰 주목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메시는 30대 중반에 도전한 사실상 ‘마지막 무대’에서 결승전 멀티골을 포함해 7골 3도움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19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받기 위해 단상 위로 올라가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메시는 이번 우승으로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올랐다. 우선 월드컵, UCL, 발롱도르, 올림픽 등 4관왕을 달성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며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골든볼 2회 수상자가 됐다.

수많은 개인기록도 남겼다. 월드컵 통산 26번째 경기에 출전하며 로타어 마테우스(독일)를 제치고 역사상 가장 많은 월드컵 경기에 나선 선수가 됐다. 출전 시간도 수비수 파울로 말디니(이탈리아)를 넘어 월드컵 무대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뛴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공격 수치에선 조국 아르헨티나의 최다 골 기록을 경신했고, 월드컵 기록으로는 13골 8도움으로 월드컵 사상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을 갈아치웠다.

‘축구 황제’ 대관식을 마친 메시는 경기 직후 “내가 평생 원했던 트로피다. 어릴 때부터 꿈이었다”며 “우리는 많은 고통을 겪었지만, 해냈다”고 기뻐했다. 대표팀 은퇴 여부와 관련해서는 “은퇴하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 챔피언으로서 경기에 뛰는 경험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감독은 “다음 월드컵에도 메시의 자리는 남아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다만 메시의 나이를 고려하면 2026 북중미월드컵 무대를 누비는 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