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몰아치는데 연탄 후원 ‘뚝’… 달동네 어르신들 겨울나기 어쩌나

입력 2022-12-20 03:02
코로나19에 경제불황까지 겹쳐 연탄 기부가 지난해보다 부진한 가운데 최근 전국적으로 한파가 몰아치면서 연탄 가구 어르신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밥상공동체·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은 당초 목표인 연탄 300만장에 한참 못 미치는 170만장(56%)만 달성한 상황이라고 19일 전했다.

서울 성북구 달동네에 거주하는 명노화(82) 어르신은 올겨울 연탄 200장밖에 지원받지 못했다. 남들보다 집이 고지대에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크게 넘어지면서 발목이 부러져 수술 후 회복 중이다. 혈압과 당뇨까지 앓고 있다.

명씨는 “지난해보다 연탄이 적게 들어오면서 경기가 어렵다는 걸 실감한다”면서 “봉사자들이 연탄을 전달해주지 않으면 겨울을 버티기 너무 힘들다. 조금만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같은 동네 주민인 김송자(79) 어르신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김씨는 불의의 사고로 7세 때 왼쪽 눈을 실명해 장애 판정을 받았다. 남편과는 15년 전 사별했다. 그는 “최근 날씨가 너무 추워져 연탄은행에서 연락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기도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연탄 지원도 줄어 걱정”이라고 했다.

허기복 목사는 “추위에 떨고 계실 어르신들을 생각하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연탄 한 장에 800원이다. 교회와 성도들의 관심이 매우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