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기업의 매출과 순이익이 역대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수출과 제조업, 숙박·음식점업 등이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다만 글로벌 경기둔화 등의 악재에 부닥친 올해 실적은 장담하기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21년 기업활동조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상용근로자 50인·자본금 3억원 이상인 국내 기업 1만3448개의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금융보험업 제외)은 222조4000억원으로, 2020년(97조7000억원) 대비 127.6% 늘었다. 기업의 전년 대비 순이익이 늘어난 것은 2017년 이후 4년 만이다. 양동희 통계청 경제통계기획과장은 “단계적 일상 회복과 수출 증가에 따른 결과”라며 “우리 경제가 코로나 타격에서 회복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여파가 사그라들고 경기가 반등하자 기업 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기업 매출액은 2760조원으로 전년(2360조원)보다 16.9% 늘었다. 순이익과 매출 모두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최대 규모 증가율을 나타냈다.
실적 개선에는 제조업 호황의 영향이 크게 반영됐다. 지난해 제조업 순이익은 143조6030억원으로 1년 만에 82조710억원(133.4%) 증가했다. 지난해 수출액은 6444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코로나로 피해가 컸던 산업들도 회복세로 돌아섰다. 2020년 1150억원 적자를 냈던 예술·스포츠업은 지난해 1조1120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숙박·음식점업도 2020년 3조6600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에는 67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건설업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업황을 회복했다. 통계청의 ‘2021년 건설업조사 결과(기업실적 부문)’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 매출액은 410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조4000억원(3.4%) 늘었다.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매출액(404조458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다만 앞으로가 문제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 10월 수출 규모는 1년 전보다 5.7% 줄어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경기 둔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건설업의 경우에도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고,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사태 등이 겹치면서 녹록지 않은 형국이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