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최근 완공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으로 내년 2월 입주할 예정이다. 기재부가 배정받은 중앙동 3~10층에는 기재부 소속 1370여명이 이사를 하게 된다.
15일 정부청사관리본부에 따르면 중앙동 입주 대상 부처 직원 중 원하는 사람들은 사전 답사를 할 수 있다. 그런데 답사를 다녀온 직원들 사이에선 중앙동 ‘디자인’을 놓고 뒷말이 많다. 겉으로 보기에는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의 사각형 건물이다. 하지만 7층 이상부터는 건물 한가운데가 비어있는 구조다. 이 구조를 놓고 ‘ㅁ’자로 설계된 서울 강남구 타워팰리스를 연상케 한다는 말도 나온다.
기재부 한 공무원은 “현재 기재부가 있는 4동도 건물 설계가 비효율적이어서 과마다 업무 공간이 천차만별이었는데, 이사하게 된 중앙동 업무 공간도 그리 여유롭지 않다는 말이 많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도 “세종청사도 공간이 효율적이지 않아 실망스러웠는데, 중앙동까지 이렇게 지을 줄 몰랐다.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설계 공모를 통해 건물 디자인을 그렇게 한 것인데 작가의 의도는 잘 모르겠다. 비용 문제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건립된 세종청사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의 원성은 현재까지도 자자하다. 세종청사는 용 모양으로 늘어선 15개 동의 건물을 다리로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평평한 건축물로 완성한 형태다. 설계에 참여한 데이비드 하비 교수는 “식사를 하거나 집무실로 이동할 때도 산을 바라보거나 공기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공간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하비 교수 설명대로 건물들은 모두 자연 친화적 10층 이하로 지어졌다. 하지만 공간 배치가 비효율적이고,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등 불만 제기는 끊이지 않는다. 정홍원 전 국무총리는 “효율성에서 볼 때 철저히 실패한 건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