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부산엑스포, 국격 높이는 기회… 전국민 응원 필요”

입력 2022-12-16 04:03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대회의실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관련 대담에서 전문가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경호 유치지원단장, 신준섭 국민일보 기자(사회), 김병진 부산산업과학혁신원 사업본부장, 임충현 대한상공회의소 기획총괄팀장. 서영희 기자

정부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가 유치에 팔을 걷어붙인 2030년 세계박람회는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메가 행사 중 하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10~20년 내 한국이 유치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경제적·문화적·외교적으로도 영향력이 큰 최대 규모의 국제 행사”라고 평가한다.

부산세계박람회의 주제는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다. 세계가 기술 발전, 기후변화,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유례없는 변화와 위기를 맞이하는 시기를 맞았다는 데 의미를 부여한 주제다. 인류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모든 영역에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핵심이다. 대전환이라는 시대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세 개의 부제는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는 ‘자연과의 지속 가능한 삶’, 인간과 기술의 공존을 위한 ‘인류를 위한 기술’, 국가 간·계층 간 양극화 해소를 위한 ‘돌봄과 나눔의 장’으로 정해졌다.

국민일보는 지난 13일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와 관련한 현재 상황을 점검해 보고 앞으로 유치에 필요한 주요 활동 등 로드맵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는 대담을 진행했다. 대담에는 이경호 유치지원단장과 김병진 부산산업과학혁신원 사업본부장, 임충현 대한상공회의소 기획총괄팀장이 참석했다. 이번 대담은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중심 소통활성화 지원 사업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한국이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통해 국격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유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 국민적 응원과 지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내에서 열린 여수·대전 엑스포와 부산세계박람회의 차이는.


△이 단장=국제박람회기구(BIE) 공인박람회는 등록박람회와 인정박람회로 구분하는데, 대전·여수 엑스포는 인정박람회였다. 인정박람회는 특정 분야에 한정된 주제로 3개월간 개최돼 전문박람회로도 불린다. 2030년 세계박람회는 등록박람회다. 등록박람회는 광범위한 주제로 6개월간 개최돼 세계박람회라고 불린다. 올림픽·월드컵과 등록박람회 등 세계 3대 행사를 모두 개최한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6개국이다.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로 기대되는 경제 효과는.


△김 본부장=산업연구원에서 추산한 것은 생산유발 효과 43조원, 부가가치유발 효과 18조원, 고용창출 50만명이다. 이것도 적게 추산한 것으로 생각된다. 부산세계박람회에 약 3480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과정에서 이들이 한국에서 얻는 매력도가 향후 또 다른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수치화된 경제적 부가가치보다 훨씬 더 큰 효과들이 주어질 수 있는 기회다.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현재까지 활동은.

△이 단장=2021년 6월 BIE에 박람회 유치를 공식 신청한 이래 세 차례의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처음 출범 때는 민간 재단과 정부 위원회 투 트랙으로 진행했지만, 지난 7월 이 둘을 합친 ‘정부 유치위원회’로 개편했다. 민관 합동 유치위원회 발족 이후 민관 역량 결집이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경쟁 국가는 어떤가.

△이 단장=한국(부산), 러시아(모스크바), 이탈리아(로마), 우크라이나(오데사),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까지 5개국이 유치신청서를 냈지만, 러시아의 자진 철회로 현재는 4개국이 경쟁 중이다. 이 중 사우디는 왕실 주도의 적극적인 유치외교와 오일머니를 앞세운 공격적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어 위협적인 경쟁 상대다. 이탈리아도 과거 두 번의 월드 엑스포 개최 경험이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상대다.

-한국이나 부산만이 가진 강점이나 차별화 포인트는.

△김 본부장=부산세계박람회를 개최하는 부산 북항은 바다에 접해 있는 곳이다. 엑스포장 기차역에서 내리자마자 부산 시민의 삶, 대한민국의 삶을 그대로 만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부산은 BIE의 핵심 가치인 교육·혁신·협력과도 맞닿아 있고, 여태껏 다른 엑스포 개최지들이 주로 고대·전통문화에 집중했다면 부산은 근현대사의 중심지라는 점에서 차별점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지 실사는 어떤 절차로 진행되며, 이후 개최국 결정까지 남은 절차는.

△이 단장=BIE 현지실사단이 내년 4월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방한해 타당성을 검증한다. 현지실사 결과는 170개 전체 BIE 회원국에 공개돼 주최국 투표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국민의 유치 열망도 중요한 평가 요소다. 그 이후에는 두 차례(6월, 11월)의 경쟁 PT, 회원국들을 초청해 부산엑스포를 소개·홍보하는 공식 리셉션 및 국제심포지엄도 개최될 예정이다.

-유치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임 팀장=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응원 같다. 아직은 서울·부산 외에는 부산세계박람회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국내에서 ‘붐업’을 일으키기 위해서 계속 노력할 계획이다. 단순히 ‘유치해야 한다’는 호소보다는, 유치했을 때 개인이 뭘 얻을 수 있을지 홍보 포인트를 정확히 짚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본다.

△김 본부장=강력한 상대인 사우디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로마·우크라이나 지지국가들에 대한 치밀한 관리도 필요하다.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안 나오면 결선 투표를 또 진행하기 때문이다.

사회=신준섭 기자, 정리=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