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14일 북한 미사일 감시 등의 임무를 수행할 ‘우주군 부대’를 창설했다. 미국 본토 바깥 지역에 미군의 우주군이 창설된 것은 인도·태평양사령부, 중부사령부에 이어 세 번째다.
주한미우주군 창설은 최근 북한이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발사하면서 핵·미사일 위협을 끌어올린 데 대한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한국 공군도 지난 1일 국가 우주 안보를 담당하는 우주작전대대를 창설했다. 군 당국은 향후 주한미우주군과의 협력을 통해 연합 우주작전 능력을 키워갈 계획이다.
주한미군은 이날 경기도 평택의 오산 공군기지에서 주한미우주군 창설식을 개최했다. 미 인도·태평양우주군사령부 예하 부대로 출범한 주한미우주군은 우주작전 기획과 우주 지휘통제 기능을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제공하고, 역내 미사일 경보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운용 등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미 우주군 및 인도·태평양우주군사령부와 북한 미사일 정보를 실시간 탐지·공유하면서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한미우주군 초대 지휘관은 미 우주군 소속 조슈아 매컬리언 중령이 맡는다.
2019년 12월 우주군을 창설한 미군은 최근 중국을 담당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중부사령부 등 전투사령부급 부대에 우주군을 출범시키면서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우주군 확대 방침은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은 “중국·러시아·북한 등은 우주 영역에서 미국의 우위를 무력화하려는 전력을 개발하고 있다”며 “주한미우주군 창설은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보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앤서니 매스털러 인도·태평양우주군 사령관도 “한국은 중요성이 매우 큰 지역이기 때문에 한국에 우주군 부대를 설치하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매스털러 사령관은 또 “윤석열 대통령의 ‘동맹의 우주협력 강화’ 연설을 들었을 때 굉장히 기뻤다”며 “한국군의 전문성과 통합억제력에 대한 의지는 한·미동맹 강화에 지대한 역할을 하며 타국에 모범이 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미 우주군 협력이 강화되면 북·중·러가 반발할 것으로 우려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주한미우주군 창설은 감시정찰 역량을 확대해 북한 미사일 위협을 억제한다는 목표가 있지만, 향후 한·미 우주군 협력이 구체화될 경우 중·러가 반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우진 기자, 평택=국방부공동취재단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