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의 주장 루카 모드리치는 교체로 그라운드를 떠날 때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자국 응원단은 물론 아르헨티나의 팬들까지 기립박수로 그에게 경의를 표했다.
모드리치가 이끄는 크로아티아는 14일(한국시간) 2022 카타르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에 0대 3으로 패했다.
비록 결승 진출은 가로막혔지만, 모드리치는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3·4위전에서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각오했다. 그는 “우리는 훌륭한 월드컵을 치렀고, 동메달로 팬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모드리치는 고령인 나이(37세)와 왜소한 체격(172㎝·66㎏)에도 불구하고 인구 400만명의 작은 나라를 2연속 월드컵 4강으로 이끌었다. 이번 대회에선 6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3경기를 풀타임 활약하는 등 총 567분을 뛰었다. 경기당 94분30초다.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패스성공률은 88%, 경기당 키패스 1회, 드리블 0.8회, 태클 2.3회, 가로채기 1.3회 등 공수에서 키플레이어 역할을 했다.
영국 가디언은 그를 시간이 지날수록 숙성되는 와인에 비유하며 “여전히 팀의 리더, 스타, MVP로서 의심할 여지가 없다. 젊은 선수들만큼 격렬하고 열심히 뛴다”고 평가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현대 축구사에 남을 위대한 선수”라고 극찬했다.
이번 대회가 모드리치의 마지막 국제대회일지는 미지수다. 즐라트코 달리치 크로아티아 감독은 모드리치가 유로 2024까지 뛰길 바란다. 달리치 감독은 “아마 월드컵 세대(2018, 2022 대회)는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라면서도 “이 세대는 유로 2024에서 경력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