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경기도 파주시 조리읍 영산수련원을 찾았을 땐 다음달 준공을 목표로 별관 증축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전국 초·중·고교 등 연간 15만명(2019년 기준)이 찾는 이곳에 별관이 증축되면 최대 1200명까지 동시 수용이 가능해진다.
영산수련원장 함덕기(사진) 목사는 공사 현장을 가리키며 “여느 호텔 객실과 다름없는 수준의 숙소로 만들려 한다”며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통일을 준비해야 하는 시대 아닌가. 북한과 가까운 지리적 요충지에 자리 잡은 만큼 청소년 교육시설로서 영산수련원의 기존 설립 목적에 더해 남북 민간교류, 나아가 남북 청소년 교류의 장 역할을 감당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동포선교센터장, ㈔한반도평화통일재단 준비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북한 동포와 탈북민, 다문화 가정 사역에 오랫동안 헌신해온 함 목사다운 대답이었다.
다음세대 창의·체험·공동체 경험의 장
최근 함 목사가 원장으로 부임한 영산수련원은 지난달 22일 국민일보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열린 ‘제1회 기독교 브랜드 대상’ 시상식에서 교육부문 대상을 받았다. 영산수련원 등 25개 기업과 기관이 교육·리딩·문화·사회공헌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영산수련원은 2004년 6월 개원한 이래 지금까지 다음세대들에게 다양한 창의 체험 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이 공동체 생활을 하며 공동체 의식 등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도운 점을 인정받았다. 함 목사는 “다음세대가 건강한 심신을 갖추고 세계화된 사회를 이끄는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데 수련원의 설립 목적이 있다”며 “이를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영산수련원의 장점은 서울 근교라는 지리적 이점 외에도 여의도순복음교회 산하 기관으로서 기독교 가치관을 녹여낸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이다. 수련원에 입소한 학생들은 각 학년에 맞게 체계적으로 짜인 프로그램을 따라 아프리카 전통 타악기 연주, 탭댄스, 수어 체험, 팀별 선택과제 등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문제 해결력뿐 아니라 타인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자신만의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수련원 인근 야외에는 스포츠 클라이밍, 레펠 같은 각종 체험 코스와 시설도 갖춰져 있어 답답한 학교생활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스트레스를 풀며 자신감과 담력, 도전 의식도 기를 수 있다. 무엇보다 이 모든 프로그램은 국가의 ‘청소년수련활동인증제’를 취득한 만큼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최우수 수련시설 4회 연속 선정
함 목사는 “2018년도에는 인증프로그램 부분 여성가족부장관상을 수상하며 청소년수련활동인증제 최우수 운영기관으로 선정됐다”며 “이외에도 여성가족부에서 2년마다 실시하는 수련시설평가 부문에서 2014년부터 최우수 수련시설 기관으로 4회 연속 선정됐다”고 밝혔다.
영산수련원은 단체 숙박 시설이기도 한만큼 3년 넘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어려움이 컸다. 이에 기존의 숙박형 체험학습에서 벗어나 각 학교를 직접 찾아가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활로를 모색했다. 숙박형 체험학습을 당일 체험학습으로 변형했고, 온라인 시대에 발맞춰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활용해 학생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함 목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청소년의 사회성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자 준비 중”이라며 “사업 확장·다양화를 위해 별관 증축 등 수련원 내 시설 유지보수를 상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점점 공동체 생활이 힘들어진 상황은 다음세대의 개인주의 성향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그만큼 다음세대의 합숙 교육, 공동체 교육의 중요성도 커졌다.
함 목사는 “이곳에 와보니 많은 아이가 원내에 있는 공중목욕탕을 잘 안 가려 하더라”며 “자신의 몸을 남에게 보여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목욕탕에 칸막이를 설치하며 아이들의 생각이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걸 느꼈다. 팬데믹을 지나며 개인주의가 점점 심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독교 가치관 전수하는 힐링센터
함 목사는 이에 “수련원은 차세대 청소년들 개개인의 역량을 강화하고, 협동심을 향상할 수 있는 교육이 펼쳐지는 곳이 되어야 한다”며 “영산수련원을 다음세대에게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 민주시민 의식을 함양할 기회의 장으로 만들려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크리스천 교육기관이 성경적 가치관을 다음세대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수할지 끊임없이 고심해야 한다는 함 목사의 말에서 영산수련원이 나아갈 방향을 읽을 수 있었다. 함 목사는 “신앙이 없는 다음세대를 기독교 신앙으로 끌어들일 만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의 중요성은 크다”며 “자연스럽게 기독교 문화와 가치관이 다음세대의 삶과 사고에 녹아들도록 이끌고, 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타인을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는 수련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산수련원이 청소년뿐 아니라 한국교회 성도들에게도 영과 육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 현대인의 ‘힐링(치유)센터’가 됐으면 한다”며 “끊임없이 한국교회와 사회를 섬기는 방법을 고심하며 나아갈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주=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