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뒷담] 갑작스럽게 용퇴 밝힌 조용병… 금융권 “외풍 작용했나” 술렁

입력 2022-12-12 04:05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가운데 예상 밖 결과에 금융권이 술렁이고 있다. 지난 8일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열린 전날까지 신한 내부에서는 조용병 현 회장의 3연임 가능성에 대해 “100%”라고 단언하는 인사들이 많았다. 이런 기류가 급박하게 변한 원인을 두고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조 회장 자진 사퇴가 외풍의 결과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최근 금융당국 수장들이 “금융권에서 발생한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 일련의 금융 사고에 대한 책임을 CEO가 져야 한다”는 강경 발언을 잇달아 내놨다. 조 회장은 회추위 후 취재진과 만나 “누군가 사모펀드 사태의 책임을 지고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부 요구와 조 회장의 사퇴의 변이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신한금융지주의 대주주 격인 재일 교포 주주 집단 ‘간친회’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시각도 있다. 조 회장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미국에 근무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은 ‘미국통’인 반면, 진 행장은 신한은행 오사카지점장과 일본 SH캐피탈 사장, 일본 SBJ은행 법인장을 지내는 등 신한금융에 근무한 36년 중 절반에 가까운 18년가량을 일본에서 근무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3연임 이후 청사진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던 조 회장이 갑자기 자진 사퇴 배경에는 외부의 힘이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회추위가 열리기 바로 전날 조 회장이 모종의 연락을 받았다는 설이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다”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세대교체에 직면한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진 행장 후임 찾기에 분주한 분위기다. 후임 행장으로는 전필환 신한은행 디지털개인부문 부행장과 정상혁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박성현 기관그룹 부행장,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 등이 거론된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