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며 지난 7월 전국서장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이 이태원 참사 원인 중 하나로 행안부 경찰국 신설을 지목했다.
류 총경은 8일 경찰청 중앙징계위원회에 출석하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경찰의 인사권과 지휘통제권을 가진 경찰국 설치로 인해 경찰의 관심이 국민의 안전보다는 경호·경비에 더 집중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이태원에 경력 배치를 소홀히 한 것이 이번 참사의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국 신설로 (행안부가) 인사권을 장악하고 경찰청장 지휘규칙을 통해 장관이 경찰을 통제하게 되면 국민을 향하던 경찰의 관심이 권력을 향하게 됨으로써 국민의 안전을 등한시할 소지가 많다고 누차 말씀드렸다”며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소지가 있는 경찰국과 경찰청장 지휘규칙은 이번 기회에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류 총경은 자신에게 중징계가 요구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류 총경은 “저의 징계에 대해 대부분 경찰관이 반대하고 있고 국가경찰위원장과 경찰청 인권위원회도 우려를 표했다”며 징계 조치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윤희근 경찰청장 이상의 ‘윗선’ 개입 의혹도 제기했다.
류 총경은 지난 7월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서장회의 개최를 주도했으며, 경찰청장의 해산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등 복무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대기발령 조치됐다. 경찰청 시민감찰위원회는 류 총경에게 경징계를 권고했지만, 윤 청장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중징계를 요구한 상태다. 전국 경찰직장협의회는 류 총경에 대한 징계 반대 탄원서를 제출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