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사진) 신한은행장이 8일 차기 신한금융그룹을 이끌 회장 후보로 최종 선정됐다. 금융권에선 당초 조용병 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예상했지만 이변이 연출됐다. 일본 오사카지점장으로 일하는 등 일본통인 진 행장이 신한금융 내 재일교포 표심을 얻은 결과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회장 후보자(숏리스트) 3명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PT) 방식의 개인별 면접을 진행했다. 숏리스트에는 조 회장과 진 내정자,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3명이 올랐었다.
전체 사외이사 투표 결과 진 행장이 만장일치로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성재호 회추위원장은 “진 내정자가 도덕성, 경영 능력을 갖췄고 미래 불확실성에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진 행장은 면접에 앞서 “앞으로 신한이 100년을 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지속 가능 경영에 대해 중점적으로 말씀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이 최근 3년간 크게 성장했다는 점을 근거로 조 회장의 3연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았다. 진 행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급부상한 배경으로는 진 행장에 대한 재일교포 주주들의 두터운 신임이 거론된다. 신한금융 핵심 자회사인 신한은행은 재일교포를 중심으로 설립된 만큼 이들의 영향력이 결정적이었다는 관측이다.
신한금융 최대 주주 자리는 국민연금(9.81%)이 지키고 있지만, 재일교포 그룹인 ‘간친회’ 회원 수천 명이 15~17%의 신한금융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오사카지점장, SH캐피탈 사장 등을 지낸 진 행장은 신한금융 내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꼽힌다.
진 행장은 내년 3월로 예정된 신한금융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안이 통과되면 2026년 3월까지 3년 임기가 주어진다. 그는 1961년생 전라북도 임실 출신이다. 1980년 IBK기업은행에 입사해 1986년 신한은행으로 옮긴 뒤 일본 SBJ은행 법인장을 거쳐 신한은행 부행장 등을 지냈다.
조 회장은 이날 면접 과정에서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사퇴를 놓고 추측이 난무했지만 조 회장은 “세대교체 할 때가 됐다”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조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채용 의혹과 관련한 재판으로 4년여간 고생했고 코로나로 인해 최고경영자로 활동하는 데 제약이 있던 것도 사실이라 (마음이)흔들렸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