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神’ vs ‘수비의 神’… 누가 제물될까

입력 2022-12-09 04:08 수정 2022-12-09 04:08

가장 날카로운 창과 제일 튼튼한 방패가 부딪힌다. 세계 최고 공격수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와 최고 수비수 버질 반다이크(리버풀)의 네덜란드가 2022 카타르월드컵 8강전에서 물러설 수 없는 단두대 승부를 벌인다.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는 10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8강전을 벌인다. 아르헨티나는 설명이 필요 없는 ‘축구의 신’ 메시가 전성기와 다름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충격 패를 당했지만 이후 전력을 회복하며 3경기를 모두 승리했다. 메시는 16강 호주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뽑아내는 등 이번 월드컵에서 3골을 기록 중이다.

메시는 이번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 출전이다. 축구 최고 권위의 발롱도르 7회 수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회 우승 등 더 화려할 수 없는 메시의 경력에서 단 하나 없는 것이 월드컵 트로피다. 메시는 아르헨티나를 월드컵 우승으로 이끌어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지가 충만하다.

네덜란드는 예선 조별리그와 16강전 등 4경기에서 3승 1무 무패를 기록했다. 실점은 단 2점에 그쳤다. 주장 반다이크는 네덜란드 수비의 ‘핵’이다. 193㎝의 장신 센터백으로 피지컬과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킨다. 반다이크는 UEFA 챔피언스 리그와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험이 있다. 2018~2019시즌 UE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고, 2019년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 2위에 오른 스타 플레이어다.

반다이크 외에 이번 월드컵에서 스타로 떠오른 코디 학포(에인트호번)의 공격력도 주목을 받는다. 학포가 메시를 만나 선전할 경우 ‘세대교체’의 상징적인 장면이 될 수 있다. 학포도 메시와 같이 3골을 기록 중이다.

네덜란드 역시 아직 월드컵 우승 트로피가 없다. 카타르에선 일부 언론으로부터 ‘재미없는 구석기 축구’를 한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승리를 최우선시하는 실용축구로 8강까지 왔다.

네덜란드는 메시를 경계하면서도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반다이크는 7일 네덜란드 대표팀 훈련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르헨티나는 매우 환상적인 팀이며, 환상적인 선수들을 지녔다. 그들이 보여줄 것들에 무척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키퍼 안드리스 노퍼르트(헤이렌베인)도 “메시도 우리와 똑같다. 그도 인간”이라면서도 “그가 좋은 선수인 건 분명하지만, 페널티킥을 잡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팀은 최근 월드컵에서도 승패가 엇갈렸다. 1998년 프랑스 대회 8강에선 네덜란드가 2대 1로, 2014년 브라질 대회 4강에선 아르헨티나가 패널티킥까지 가는 승부 끝에 4대 2로 승리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