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3일자 국민일보 33면에는 ‘작은 교회의 넉넉한 사랑’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었다. 출석 성도가 120여명에 불과한 전남 여수의 한 교회가 1년간 모은 헌금 1억원을 목회자유가족돕기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에 쾌척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후원금 전달식이 열린 서울 종로구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본부에서 만난 우종칠 목사는 거액을 기부할 수 있었던 배경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1월부터 성도들이 매달 헌금 1000만원씩 모아 1억원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 탓에 많은 사람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이런 시기에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을 벌이고 싶었어요.”
1년여가 지난 뒤, 최근 이 교회가 또다시 운동본부에 1억원을 내놨다는 소식이 들렸다. 방식은 지난해와 마찬가지였다. 성도들은 지난 1월부터 매달 1000만원씩을 모았고 10월이 되자 목표액인 1억원이 만들어졌다. 우 목사는 7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이 돈을 어디에 쓸까 고민하면서 기도했는데, 또다시 목회자 유가족들이 떠올랐다. 성도들도 나의 제안에 만장일치로 찬성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1억원을 기부한 뒤 한 목회자 유가족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남편을 잃고 세상과 교회에서 소외된 느낌을 받았는데 진남제일교회의 기부 소식을 듣고 하나님이 여전히 우릴 사랑하심을 느꼈다고.”
운동본부는 2002~2004년 기감 감독회장을 지낸 김진호 목사가 설립한 곳이다. 김 목사는 “규모가 크지 않은 교회에서 후원금 1억원을 2년 연속 내놓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며 “진남제일교회로부터 또다시 1억원을 내놓겠다는 연락을 받은 뒤 정말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