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브라질 벽에 막혔지만 역대급 경기력… 희망을 쐈다

입력 2022-12-07 04:06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의 경기를 마친 뒤 응원단을 향해 걸어오며 감사의 박수를 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세계 최강' 브라질을 맞아 1대 4로 패했지만 사상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이라는 '기적'을 만들었다. 부상으로 검은 마스크를 쓰고 악전고투한 손흥민 등 선수들의 투혼으로 이룬 기적은 전 국민의 가슴을 뜨겁고 뭉클하게 했다. 도하=최현규 기자

한국의 ‘카타르 드라마’가 아쉽게 막을 내렸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우승 후보’ 브라질에 막혀 사상 첫 원정 8강 문턱에서 돌아섰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이 카타르에서 쓴 드라마는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1대 4로 패배했다.

세계 최강의 브라질은 강했다. 경기 초반부터 골 폭풍을 몰아쳤다. 조별리그에서 강팀을 상대로 사력을 다했던 한국은 체력적 부담과 불운 등으로 분루를 삼켰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후반 30분 백승호의 그림 같은 중거리 슈팅으로 한 골을 만회했다. 그렇게 브라질을 상대로 ‘유쾌한 반란’을 꿈꿨던 한국의 도전은 아쉽게 마무리됐다.

비록 브라질에 패하면서 사상 첫 원정 8강의 꿈은 무산됐지만 한국은 12년 만에 원정 16강에 오르는 등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특히 포르투갈전에서 후반 막판 극적인 역전골로 16강에 진출한 건 ‘기적’이라 표현할 만했다.

‘역대급 경기력’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품게 하기에 충분했다. 종전 ‘선수비 후역습’이라는 선 굵은 축구에서 벗어나 전술적 압박, 빌드업 전술을 수행할 수 있는 팀으로 변모했다. 조직력과 세밀함이 추가된 결과다.

빌드업 축구를 성공적으로 이식시키며 한국을 16강으로 이끈 벤투 감독은 이 경기를 끝으로 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내려놓았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선수단 중 정우영(알사드)과 김승규, 정우영(프라이부르크) 3명을 제외한 전원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다만 항공편이 여의치 않아 선수단은 둘로 나뉘어 귀국한다. 벤투 감독과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에 손흥민을 포함한 선수 10명은 도하에서 출발하는 직항편으로, 코치 5명과 선수 14명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경유하게 된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르면 8일 대표팀 선수단·코치진과 오찬을 갖는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갖고 “태극기를 가슴에 품고 온 힘을 다한 대표팀이 귀국하면 격려의 시간을 갖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오찬에는 벤투 감독과 주장 손흥민 등 선수단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16강전 종료 후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분이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준 드라마에 모든 국민의 심장이 하나가 되어 뜨겁게 뛰었다”며 “이제 대한민국 축구가 넘지 못할 장벽은 없다”고 강조했다.

도하=허경구 기자, 문동성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