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전에서 한국을 제압한 브라질 축구대표팀이 투병 중인 ‘축구 황제’ 펠레(82)에게 승리를 바쳤다. 6일(한국시간)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에서 한국을 4대 1로 꺾은 브라질 선수들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펠레의 이름과 얼굴이 인쇄된 현수막을 들고 그라운드 위로 모였다. 팬들도 “펠레, 어서 나으세요”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치며 한마음이 됐다. 브라질을 대표하는 현역 스타 네이마르는 경기 후 “이 승리가 그에게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며 펠레의 쾌유를 기원했다.
펠레는 현역 시절 브라질에 세 번의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안겨준 ‘축구 영웅’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장암으로 치료를 받고 호흡기 질환으로 재차 입원하는 등 건강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소셜미디어에 “병원에서도 경기를 보겠다”고 응원 메시지를 남기며 대표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8년 전의 ‘우승 단장’도 조국의 두 번째 조별리그 탈락은 버텨내지 못했다. 독일축구협회는 6일 올리버 비어호프(54) 독일 축구대표팀 단장과의 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2004년부터 단장 자리를 지킨 그는 독일을 2006·2010년 대회 4강과 2014년 대회 우승으로 이끌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우승 이후로는 세대교체에 실패하며 급격히 흔들렸다. 지난 대회에서는 한국에 0대 2로 패하며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도 일본전 패배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또 한번 탈락하고 말았다.
독일축구협회는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우승 시 지급되는 보너스를 40만 유로(약 5억5000만원)로 인상하는 ‘당근’까지 던졌지만 소용이 없었다. 독일 선수단은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무지개 완장 착용 금지에 반대하는 ‘입 막기’ 퍼포먼스로 주목을 모았지만 경기장 안에서는 전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비어호프는 “지난 4년간 우리는 옛 성과를 재현하지 못했고, 팬들에게 응원할 이유를 주지 못했다”고 자신의 사임 이유를 밝혔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