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또 동·서해상 130여발 포격… 군 당국 “9·19 합의 위반”

입력 2022-12-06 04:06
지난 2020년 3월 북한의 조선중앙TV가 보도한 포병부대들의 포사격 대항 경기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9·19 남북군사합의로 설정된 해상완충구역에 5일 또다시 포격을 가했다. 북한은 한·미가 진행 중인 포격훈련이 자신들에 대한 ‘도발’이라며 이에 군사적 대응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5일 오후 2시59분쯤부터 북한 강원도 금강군 일대와 황해남도 장산곶 일대에서 각각 동·서해상으로 발사된, 방사포로 추정되는 130여발의 포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포탄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포격이 금지된 북방한계선(NLL) 북방 해상완충구역 내에 떨어졌다.

군 당국은 북한의 포격이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즉각 도발을 중단하라는 경고통신을 수차례 실시했다. 합참은 “우리 군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해상완충구역에 포격을 가한 것은 지난달 3일 강원도 금강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80여발을 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당시 북한은 한·미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반발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1발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5발도 쐈다.

북한의 이번 포격은 한·미 사격훈련에 반발한 무력시위다. 한·미는 5~6일 이틀 일정으로 철원 일대에서 다연장로켓(MLRS) 50여발, K-9 자주포 140발 등의 포격훈련을 진행 중이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포격 도발 후 “적측 남강원도 철원군 이평리 방향에서 방사포탄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십 발이 동남 방향으로 발사되는 적정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이어 “적의 모든 도발적인 행동들을 건건사사 계산하며 항상 견결하고 압도적인 군사행동으로 대응할 것임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며 “적측은 육안 감시가 가능한 전선 근접 지대에서 긴장 격화를 야기시키는 군사행동을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으로도 남측 훈련을 핑계로 무력시위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10월에도 주한미군의 MLRS 사격훈련을 빌미로 심야 포사격을 감행했다.

우리 군은 계획했던 훈련을 그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한·미 포격훈련은 군사분계선 남쪽 5㎞ 밖에 있는 사격장에서 남쪽 방향으로 사격하는 등 9·19 군사합의를 준수하는 정상적인 훈련이다.

북한은 이달부터 동계훈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져 추가 도발에 나설 우려가 있다. 북한은 동계훈련 중이던 올해 1~3월 극초음속미사일을 포함해 10여 차례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렸다.

정우진 신용일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