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주기로 울고 웃은 수출, 향후 2년은 마이너스 성장?

입력 2022-12-06 04:05

한국 수출 실적이 특정 주기와 맞물려 일정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수출 실적을 보면 2년 연속 수출이 감소할 경우 향후 2년은 수출이 증가하는 식이다. 이를 대입하면 내년과 내후년에는 수출 실적이 뒷걸음질을 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수출 감소세나 대외 여건 역시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년 주기’가 시작된 것은 2013년부터다. 2012년에 역성장했던 수출 실적은 2013년(2.1%)과 2014년(2.3%)에 2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후 2015년과 2016년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각각 -8.0%, -5.9%를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2년 주기 등락은 2017~2018년(15.8~5.4%)과 2019~2020년(-10.4~-5.5%)에도 반복됐다.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변수가 발생한 이후에도 2년 주기 등락은 깨지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25.7%나 증가했다. 올해 역시 1~11월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7.8% 늘었다. 4분기 들어 수출 감소가 시작됐지만 남은 기간이 적어 연간 최종 실적은 증가로 기록될 예정이다.

문제는 주기 상 내년부터 수출 감소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2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점 역시 반전을 기대하기 힘들게 만든다. 고물가와 미국 발 금리 인상 영향에 얼어붙은 글로벌 소비가 당장 회복되기는 쉽지 않다.

끝맺기 힘든 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을 부추기며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2.2%로 전망하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수출과 수입을 합한 ‘대외거래’가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가량인 만큼 ‘2년 주기설’이 현실화할 경우 내년 우리 경제는 ‘수출 감소=경제성장률 저하’로 직결될 공산이 높다. 실제 정부는 이달 중하순쯤 내년도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통해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1%대로 하향 조정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금리를 급격히 인상한 영향도 있어서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한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