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스페인을 연달아 잡고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은 일본이 16강에서 지난 월드컵 준우승국 크로아티아와 만난다. 전설적인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37·레알 마드리드)가 이끄는 크로아티아의 중원 전력은 최고 수준이지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사무라이 블루’의 효율적인 역습 축구가 다시 한 번 빛을 발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과 크로아티아는 6일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16강 맞대결을 펼친다.
크로아티아는 모드리치가 이끄는 중원이 강력한 팀이다. 모드리치는 세계 축구 흐름을 지배해온 미드필더다. 상대적으로 왜소한 체구임에도 유려한 드리블과 볼 간수 능력, 패싱력을 갖춰 명문팀 레알에서 10년 동안 5차례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8년엔 레알의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크로아티아의 월드컵 준우승을 이끌고 월드컵 골든볼, 발롱도르, 국제축구연맹(FIFA)과 UEFA 올해의 선수를 싹쓸이했다.
모드리치와 합을 맞추는 중원 선수들도 굳건하다. 마르첼로 브로조비치(30·인터밀란)는 매 경기 13㎞ 가까운 거리를 뛰며 해당 경기를 뛴 모든 선수들 중 1위에 오를 정도로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한다. 마테오 코바치치(28·첼시)는 터프한 움직임으로 모드리치를 보좌한다.
다만 일본은 이번 대회 내내 강팀을 상대로 점유율을 거의 포기하는 전략을 써왔다. 독일전 점유율은 28%, 스페인전은 18%에 불과했다. 전반 내내 빽빽한 수비로 실점을 최소화한 뒤 후반에 교체로 발 빠른 선수들을 활용해 강도 높은 압박과 직선적인 공격을 시도했다. 도안 리츠(24·프라이부르크)나 아사노 타쿠마(28·보훔)가 역습 상황에서 효과적인 마무리 능력을 보여주면서 이런 전략이 적중했다. 크로아티아에 중원 주도권을 내주더라도 일본이 승리 기회를 엿볼 수 있는 이유다.
크로아티아의 공격진에 확실한 결정력을 지닌 스트라이커가 부재한 것도 일본이 웃을 수 있는 포인트다. 과거 최전방을 책임졌던 마리오 만주키치 같은 스타 플레이어의 부재가 실제 경기 결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윙어들의 활약으로 캐나다를 4대 1로 잡았을 뿐 모로코·벨기에전에선 무득점에 그쳤다.
일본도 자신감에 찬 모습이다. 미드필더 다나카 아오(24·뒤셀도르프)는 “많은 분들의 힘을 빌려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미국 닐슨 산하 데이터 업체 그레이스노트에 따르면 일본은 42%의 8강 진출 확률을 받아 크로아티아와 접전을 펼칠 걸로 예상됐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