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폭발적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3일까지 9일 동안 단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확진 농장이 나오고 있다. 방역 당국은 고강도 방역 및 발생 지역·축종별 맞춤형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확진 농장 수는 30곳이다. 이 중 10곳(33.3%)이 지난달 25일부터 3일 사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올 겨울 한국을 찾은 고병원성 AI는 지난 10월 17일 경북 예천군 오리 농장에서 최초 발생 후 지난달 23일까지 20곳을 감염시켰다. 38일간 20곳의 확진 사례가 나오며 이틀에 한 번 정도 발생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랬던 것이 최근 9일간은 하루에 한 곳 이상 확진 농가가 나올 정도로 빈도가 높아졌다.
이는 철새 유입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한국에 도래한 철새 수는 예년보다 17%가량 증가한 143만 마리로 파악됐다. 개체 수가 늘어나며 야생조류의 AI 확진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평년보다 온화했던 날씨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지난달 서울시 평균 기온은 11월 기준으로 2011년 11월(10.7%)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10.0도를 기록했다.
다행인 점은 발생 빈도에 비해선 피해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육계나 산란계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물가 상승 압박이 덜하다. 다만 확진 농장 중 7곳(23.3%)이 산란계라는 점은 우려를 지우기 힘들게 만든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난 1일 고강도 AI 대책 추진을 발표하며 산란계는 별도로 관리하겠다고 발표했다. 고위험지역에 위치한 산란계 농장에는 ‘농장 전담관’을 두고, 계란 공급 부족 방지를 위해서는 병아리·계란 관세를 깎아주는 할당관세 외에 추가 대책도 마련해 두기로 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