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은 연준이 오는 13~14일(현지시간)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 대신 빅 스텝(0.5% 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을 토대로 한 전망이다.
긴축 속도 조절 가능성이 엿보이자 주식시장은 간만에 투심이 되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2501.43에 개장하며 8월 이후 석 달 만에 장중 2500선을 회복했다. 이후 상승 폭을 반납하고 전 거래일 대비 0.3% 오른 2479.84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가 상승한 틈을 타 개인 투자자들이 2779억원어치 매도 물량을 쏟아냈지만 외국인(319억원)과 기관 투자자(2269억원)가 순매수세를 올렸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12월 FOMC를 앞두고 매파적 발언을 쏟아낼 것이란 시장의 경계심이 컸던 만큼 ‘속도조절론’의 파급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금리 수준에 민감한 기술주도 함께 급등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는 장중 5.69%, 카카오는 5.67% 상승세를 보였다. 카카오뱅크(+12.38%) 카카오페이(+10.59%)도 장중 급등세를 보였다. 미국에서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전 거래일 대비 4.41% 상승했다. 가상화폐 시장도 소폭 되살아나며 국내 거래소 업비트 기준 전날 2241만5000원까지 하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이날 2325만2000원까지 3.73% 상승했다.
금리 인상속도 조절 소식에 환율시장도 숨고르기에 들어선 모양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99.70원에 거래를 마치며 4개월여 만에 1200원대에 진입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하회한 것은 지난 8월 5일(1298.30원) 이후 처음이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 인덱스도 이날 오후 4시 기준 105.32로 하락했다.
자본시장이 안정화 수순에 돌입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산타 랠리가 펼쳐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한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직 연말까지 한 차례 남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좀처럼 결론나지 않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강력한 대외 변수로 남아있다”며 “금융투자소득세 신설 등 국내 정책적 리스크도 문제다. 이로 인한 매도 물량이 연말에 출하되면 증시 리스크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