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 더 문제다… 수출 전망 암울하고 호재 안 보여

입력 2022-12-02 04:07

수출 부진은 내년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다. 수출 전망은 암울한데 호재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 같은 경기 부진이 내후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일 한국무역협회(무협)에 따르면 내년 한국 수출액은 6624억 달러(약 861조4500억원)를 기록해 올해 전망치(6900억 달러) 대비 4%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수지는 138억 달러 적자를 기록해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역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무협의 전망대로라면 무역수지 2년 연속 적자로, 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다만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올해(-450억 달러) 대비 적자 규모는 줄어든다.

내년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세계적으로 호황을 누렸던 정보기술(IT) 산업의 특수가 끝날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는 저강도 긴장 상태가 이어지고 미·중 분쟁은 세계 공급망을 교란해 수출입 여건을 계속 불안정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수출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15% 하락해 감소 폭이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된다. IT 산업 수요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함께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서버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일부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석유 제품(-13.5%)과 철강(-9.9%) 석유화학(-9.4%) 가전(-4.8%) 등 효자로 꼽혀왔던 품목도 줄줄이 내리막을 걸을 예정이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봉쇄 정책을 이어가면서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무협은 “IT 수요가 세계적으로 감소하고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의 수입 수요 둔화까지 겹치면서 주력 업종의 수출 여건이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인 수출 엔진이 식으면서 내년 경제 성장률은 1%대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발표한 경제 전망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7%로 기존(2.1%)보다 0.4% 포인트나 낮춰 잡았다. 한은이 다음 해 경제 성장률을 2% 아래로 전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