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지금은 ‘K팝 시대’였다. 가을의 끝자락인 11월 29, 30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 돔을 찾은 7만여명의 K팝 팬들은 마음껏 함성을 내지르며 31팀의 K팝 아티스트와 함께 축제를 즐겼다.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등장할 때마다 관객들은 객석에서 일어났다. 퍼포먼스를 조금이라도 자세히 보기 위해 쌍안경을 준비하기도 했다.
팬들의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건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제이홉이었다. 지난 7월 솔로 앨범을 낸 그는 BTS 멤버 가운데 처음으로 마마 어워즈에서 독무대를 꾸몄다. 앨범명 ‘잭 인더 박스’(Jack In The Box)를 연상케 하는 무대와 함께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를 선보인 그는 홀로 무대를 꽉 채웠다. 월드 클래스 아티스트로서 저력을 입증한 제이홉에게 일본 아미(BTS 팬덤)들은 우렁찬 함성으로 화답했다.
이틀에 걸쳐 진행된 마마 어워즈의 다양한 특별 무대는 시상식을 다채롭게 빛냈다. 엠넷의 댄스 서바이벌 ‘스트릿 맨 파이터’의 출연 크루들과 MC 강다니엘이 함께 꾸민 파워풀한 ‘K댄스’ 무대에 일본 팬들도 열광했다. 올해 눈에 띄게 활약한 5개의 대세 신인 여자 아이돌 그룹의 콜라보 무대는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아이브 엔믹스 르세라핌 뉴진스 케플러가 각 그룹의 데뷔곡을 함께 불렀다. 가수 임영웅의 감미로운 발라드에 맞춰 댄서 모니카가 춤을 추는 이색 콜라보 무대도 마련됐다.
7년 6개월 만에 다시 뭉친 카라는 독보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일본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그룹인 만큼 현지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카라는 29일 공개된 신곡 ‘왠 아이 무브’(When I Move) 무대를 선보였다. 첫날 피날레 무대를 꾸민 스트레이 키즈는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화려한 댄스 퍼포먼스를 보던 관객들은 연신 “대단해”라며 탄성을 질렀다.
시상식 이틀째인 30일 ‘괴물 신인’ 뉴진스가 등장하자 돔 가득 함성이 울려 퍼졌다. 데뷔곡이자 히트곡인 ‘하이퍼 보이’(Hyper Boy), ‘어텐션’(Attention)을 부르자 여기저기서 후렴구를 따라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3개월 만에 컴백한 그룹 있지는 새 앨범 ‘체셔’(Cheshire)의 무대를 발매 당일(30일) 열린 마마 어워즈에서 처음 선보였다.
마마 어워즈의 트로피는 다양한 아티스트에게 돌아갔다. ‘월드와이드 팬스 초이스’는 스트레이 키즈 세븐틴 트레져 투모로우바이투게더 갓세븐 싸이 엔시티 드림 엔하이픈 BTS 블랙핑크가 받았다. 데뷔한 해 누적 앨범 판매량 100만장을 넘어선 아티스트에게 주는 ‘페이보릿 뉴 아티스트’은 아이브를 비롯해 엔믹스, 르세라핌, 케플러가 수상했다. 아이브는 이 상 외에도 ‘베스트 여자 신인’, ‘베스트 댄스 퍼포먼스 피메일’ ‘요기보 송 오브 더 이어’를 연달아 받으며 데뷔한 첫해에 4관왕에 올랐다.
시상식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BTS는 올해도 주요상을 싹쓸이했다. ‘월드와이드 팬스 초이스’ ‘요기보 월드와이드 아이콘 오브 더 이어’ ‘요기보 앨범 오브 더 이어’ ‘요기보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 ‘마마 플래티넘’으로 6관왕을 달성했다.
대표로 트로피를 넘겨 받은 제이홉은 “여러분과 우리가 믿음으로 함께하는 시기가 찾아온 것 같다”며 “10년 동안 함께 해줘서 아미들에게 고맙다”고 마음을 표했다.
오사카=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