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고지 참호서 전우와 나란히 묻혀… 故 김용일 이등중사 70년만에 신원 확인

입력 2022-12-01 04:04

강원도 철원 백마고지의 한 참호에서 전우와 함께 전사해 70년 동안 나란히 묻혀 있다 발굴된 6·25전쟁 참전용사의 신원이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 7월 백마고지에서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김용일 이등중사로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김 이등중사의 유해는 지난 21일 신원이 확인된 편귀만 하사 바로 곁에서 발견됐다. 편 하사는 함께 발견된 만년필에 이름이 새겨져 있어 신원이 특정됐고, 김 이등중사는 가슴에 품고 있던 인식표 덕분에 신원이 확인될 수 있었다.

발굴 당시 김 이등중사 유해는 참호에서 웅크린 자세로 가슴 부위에 팔을 모은 모습이었다. 머리뼈 위에 철모, 발뼈에는 전투화 밑창, 정강이뼈에는 고무링이 매어져 있는 등 유품들이 생전 착용 위치를 유지하고 있었다.

김 이등중사와 편 하사는 국군 9사단 30연대 소속으로 백마고지 전투(1952년 10월 6~15일)에 참전했다. 당시 9사단은 중공군과 12차례에 걸친 공방전 끝에 백마고지를 확보했으나 김 이등중사와 편 하사는 이 전투에서 전사했다.

김 이등중사의 친손자 김정덕씨는 “아버지가 3살 때 할아버지가 입대하셔서 아버지의 기억에는 없었지만, 할아버지를 매우 보고 싶어 하셨다”며 “제가 장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