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 닥친 암호화폐 시장… 주요 거래소 3분기 어닝쇼크

입력 2022-12-01 04:05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으로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는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암호화폐 시장의 한파가 길어지면서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국내외 주요 거래소들은 줄줄이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설립한 거래소는 문을 연 지 3년도 채 되지 않아 문을 닫았다. 금리 인상과 테라·루나 사태 등 악재가 겹치며 코인 가격이 하락하고 투자자들도 이탈한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향후 거래소의 미래도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는 전날 분기보고서 공시를 통해 올 3분기 1599억8582만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2분기 340억원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했지만 지난해 3분기(5856억원)와 비교하면 72.7% 감소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기간(2조542억원)보다 83.8% 감소한 3328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2위 빗썸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3분기 순이익은 326억800만원으로 전년 동기(1210억6300만원) 대비 73.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87억49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55억8200만원)보다 72.8% 줄었다.


해외 거래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급감한 5억7600만 달러(약 7630억원)에 그쳤다.

폐업한 거래소까지 등장했다. 네이버의 일본 관계사 라인이 미국에 설립한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프론트는 지난28일 영업 중단을 발표했다. 2020년 2월 개소한 지 약 2년 9개월 만이다.

올해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유동성이 위축된 여파가 컸다. 금리 인상기에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에서 자금을 회수해 안전자산으로 옮기는 추세다. 여기에 테라·루나 사태 등 업계 내부 악재가 터지며 시장의 신뢰마저 타격을 입었다. 이는 수수료 수입이 주 수익원인 거래소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4분기 실적은 3분기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3위 거래소 FTX 파산, 위믹스 사태 등으로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어나면서 신규 투자 여력이 줄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겨울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매력적인 코인의 상장 등 시장 호재가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는 데다 경제 전망이 매우 어둡다”며 “낙관적으로 봐도 2024년은 돼야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