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교회가 아닌 다른 신학자들이 읽을 연구 작업을 하는 때가 많습니다. 특히 그리스도인들의 도덕 생활에 대해 다루는 기독교 윤리학자들의 글은 철학적이고 사회과학적 언어들로 채워져 있어 일반 성도가 읽기에 어렵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신학은 교회를 섬기기 위한 방편입니다.
스탠리 하우어워스의 신학은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초대교회의 그리스도인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의 믿음 생활이 어떻게 현실에서 분리되지 않을 수 있는지 다양한 방식으로 서술합니다. 통전성 실제성 실천성이란 측면에서 하우어워스 신학이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세상의 기준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사는 것을 의미하고, 이를 배우는 것은 통전적이며 영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그의 신학은 그리스도인이 교회로 부름을 받은 동시에 실제 이 세상 가운데 사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초대교회 순교자들처럼 주님의 증인으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말하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주제로 많은 신학자가 연구와 집필을 해왔지만 유독 하우어워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신앙의 본질인 하나님 복음 교회에 충실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의 신학에서는 성도 개개인의 특별하고 중요한 삶이 무시되지 않으며, 오히려 각자의 삶은 주님의 이야기에 대한 증인의 이야기로 재해석되는 기회를 얻습니다. 그가 ‘미국 최고의 신학자’로 선정된 이유 중 하나는, 이처럼 신학과 일반 성도들의 삶 사이의 간극을 메워 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스탠리 하우어워스 읽기’는 하우어워스의 독특한 신학과 윤리학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주요 개념들을 설명합니다. 그러나 하우어워스가 그러했듯 난해하거나 고차원적인 관념 대신 성품 비전 덕 공동체 교회와 같은 친숙한 신앙생활의 언어들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면 오늘날 효율과 속도를 최고의 덕목 중 하나로 꼽는 세상과 교회를 향해, 하우어워스는 느리고 비효율적으로 보이더라도 진실하고 신실한 인내가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시간은 세상의 시간과 다르며, 시간의 주인은 우리가 아니라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시간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예배하며 이웃을 섬기기 위해 주어진 것이자, 이를 위해 인내하시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이 책은 하우어워스 신학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아우르려는 연구의 산물입니다.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그의 연구 논문들과 책들의 핵심을 설명했고, 무엇보다 하우어워스 신학을 연구하고 전공한 한국인 학자가 한국어로 집필한 하우어워스 입문서이기도 합니다. 아무쪼록 이 책을 통해 삼위일체 하나님의 이미지를 따라 창조된 예수님의 제자로서 살아가는 삶에 작게나마 도움을 얻을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