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수고 많았어요”… 올 크리스마스도 ‘소확행’ 선물로

입력 2022-12-01 04:05
모델들이 30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소개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성탄절을 앞두고 9980원짜리 ‘빵빵덕 미니 케이크’와 1만원대 케이크를 출시했다. 오른쪽은 미디어 맵핑으로 성탄절 분위기를 표현한 롯데월드 어드벤처 ‘메직캐슬’의 모습.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연말까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에서 크리스마스 시즌 ‘미라클 윈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롯데월드 어드벤처 제공

두 아이를 키우는 직장인 조은아(38)씨는 인스타그램으로만 예약을 받는 베이커리 전문점에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미리 주문했다. 예약을 받기 시작한 지난 28일에 ‘오픈런’ 심정으로 예약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주말에는 꽃시장을 들러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도 장만했다. 블랙 프라이데이 시즌에 맞춰 아이들 선물도 준비했다. 조씨는 “사는 게 팍팍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크리스마스 분위기라도 만끽하면서 마음을 달래고 싶었다”며 “트리를 꾸미고 케이크를 예약하고 선물 준비를 마쳤으니 따뜻하게 연말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성탄절 시즌이 돌아왔다. 백화점과 쇼핑몰은 대형 트리, 미디어 파사드로 한껏 분위기를 내고 있다. 외식·호텔업계는 케이크 예약을 받는 중이다.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으로 따뜻한 연말을 보내려는 소비자를 겨냥한 크리스마스 선물 마케팅이 한창이다.

30일 외식·호텔업계에 따르면 주요 베이커리 전문점마다 크리스마스 케이크 예약을 받고 있다. 롯데호텔은 시그니엘 서울과 부산, 롯데호텔 서울·월드·부산·제주에서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 한정 케이크를 출시했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11종의 케이크를 선보였다. 특별 에디션 케이크 4종은 12월에만 30개씩 판다. 구매 일주일 전에 사전 예약 주문을 해야 한다. 하루 10개씩 판매하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구매일 48시간 전부터 사전 예약할 수 있다.

플라자호텔에서는 오는 5일부터 케이크 10종을 선보인다. 매장에서 직접 구매하거나 네이버 예약을 통해 살 수 있다. 파크 하얏트 서울은 오는 20일까지 케이크 예약을 받는다. 픽업은 오는 23~25일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콘래드 서울도 페스티브 케이크 컬렉션 6종을 선보인다. 2~31일 콘래드 서울 1층에서 판매한다.

호텔 베이커리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크리스마스 시즌 케이크는 7만~10만원 수준으로 비싼 편이다. 하지만 매년 조기 품절될 만큼 인기를 끈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인증샷을 남기기에 좋은 데다 소확행으로 케이크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많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12월 초가 되면 크리스마스 케이크 예약을 받는 호텔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매년 예약 경쟁이 뜨거웠던 만큼 올해도 비슷한 분위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도 크리스마스 시즌 선물로 ‘어드벤트 캘린더’가 각광을 받고 있다. 어드벤트 캘린더는 1일부터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까지 하루에 하나씩 작은 선물을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이다. 초콜릿, 젤리, 작은 장난감 등을 담아서 판매하는데 2~3년 전부터 유행을 타고 있다. 올해는 오리온에서도 어드벤트 캘린더를 출시했다.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인기를 끄는 상품 가운데 하나도 어드벤트 캘린더였다. 11번가가 지난 28일 오후 라이브커머스 ‘사이버먼데이’에서 어드벤트 캘린더를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어드벤트 캘린더는 블프 기념 라방이 진행된 지난 25일 소비자의 판매 요청이 가장 많은 상품이었다.

최근에는 화장품(핸드크림 바디로션 비누 립밤 등)이나 위스키 등으로 구성한 ‘어른용 어드벤트 캘린더’도 등장했다. 11번가 어드벤트 캘린더 라방 실시간 댓글에서는 “연말 선물로 좋은 최고의 아이템”이라거나 “모임에 가져가면 바로 인싸된다”는 등의 반응이 눈에 띄었다.

또한 성탄절 ‘인증샷 명소’로 서울 시내 백화점과 쇼핑몰이 떠오르고 있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본관을 가득 메운 대형 미디어 파사드로 핫플레이스가 됐다. 파리 에펠탑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으로 분위기를 연출하고, 파사드 영상에는 크리스마스 기차를 타고 마법의 성에 도착하는 내용이 담겼다. 롯데백화점도 서울 중구 본점 쇼윈도 전체를 크리스마스 테마로 꾸몄다. 외벽에 100m가 넘는 파사드를 3층 높이로 세우고 크리스마스트리와 조명으로 장식했다. 쇼윈도에서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 상영돼 볼거리를 더했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에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조형물을 설치해 ‘인증샷 명소’로 떠올랐다. 더현대 서울 사운즈포레스트에 설치된 ‘서울H빌리지’는 크리스마스트리 120여그루, 11개 그랑지(곡물창고), 6000여개 조명 등으로 구성됐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