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공장 대부분 ‘셧다운’ 건설현장 508곳 타설 중단

입력 2022-11-30 04:05
화물연대 총파업 닷새째인 28일 경기도 안양시의 한 레미콘 업체에 레미콘 차량이 주차돼 있다. 이한형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이 6일째 이어지며 전국 산업현장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현재 강원도 내 132개 레미콘 공장 중 35곳이 가동을 멈췄다. 나머지 공장도 보유했던 시멘트가 바닥을 드러내 30일이면 모두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도레미콘협동조합 관계자는 29일 “관급공사가 연말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파업으로 레미콘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주도에서도 24개 레미콘 업체가 시멘트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현재 대부분 업체가 가동을 중단했다. 수도권의 레미콘 공장도 시멘트 재고 부족으로 전날부터 대부분 가동을 멈췄다.

광주·전남지역 시멘트 가공업체 39곳도 시멘트가 바닥났다. 일부는 이미 공장 문을 닫았다. 광주전남레미콘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다음 주까지 파업이 이어지면 광주 지역 모든 공사 현장이 완전히 멈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레미콘 공급이 줄면서 전국 912개 건설현장 중 508곳이 레미콘 타설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했다.

전날 시멘트업계 전체 출하량은 2만2000t으로 성수기(9월~12월 초) 하루 20만t의 11% 수준에 그쳤다. 전국시멘트협회는 이날 하루에만 178억원의 피해를 봤다고 추산했다.

건설현장에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 기간이 촉박한 수도권의 대규모 건설현장은 당장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파업으로 공정 중단이 반복되면 준공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데, 발주처도 입주 예정자도 이런 사정을 고려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광주공장에서는 차량 운송을 하는 카캐리어(탁송차)의 운행이 전면 중단되면서 일당제 기사들이 공장에서 출하장까지 직접 완성차를 운행하고 있다. 여기엔 하루 500~700명이 동원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도 하루 1000여대의 차량을 도로 운송을 통해 출고센터로 옮기고 있다.

항만 물동량도 뚝 떨어졌다. 전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전국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평시의 33% 수준으로 감소했다. 전남지역 수출입 관문인 광양항도 화물연대의 이송 거부 투쟁에 따라 사실상 물류 이송이 중단된 상태다. 현재 광양항의 장치율은 61.7%다. 파업 전 물량을 빼놓은 덕에 평상시(60∼65%) 장치율을 유지하고 있다. 파업 이전 광양항에서는 하루 4034TEU가 반출됐지만 파업 이후 출하가 시급한 일부 물량이 나간 것을 제외하고 일간 반출량은 ‘제로’에 가깝다.

춘천·제주=서승진 문정임 기자, 이택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