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가나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경기가 열린 28일 전국 곳곳에는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지만 거리 응원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았다. 우비를 입은 시민들은 전반 두 골을 허용해 뒤지는 상황에서도 뜨겁게 “대한민국”을 외쳤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은 이날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속에서도 경기 시작 전부터 응원 인파가 몰려들었다. 궂은 날씨로 거리 응원 규모는 지난 24일 우루과이전보다 줄었지만, 응원에 나선 시민들은 더 크게 함성을 보탰다. 우비를 입고 붉은악마 머리띠를 쓴 시민들은 오후 10시 경기가 시작되자 빨간 막대풍선을 높이 들며 “오 대한민국~ 승리의 함성”을 합창했다.
전반 가나에 0-2로 뒤지다 후반 들어 2-2 동점을 만든 순간 광장의 열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날 본무대 스크린 앞쪽에 캠핑 의자를 갖고 나와 자리를 잡은 박우람(35)씨는 “다음 경기는 밤 늦게 열려 이번 거리 응원은 꼭 나와야 한다는 마음으로 아내를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의 부인 신은서(34)씨도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열기와 함성이 그리웠다”고 전했다.
월드컵 거리 응원이 처음이라는 주모(20)씨는 “수능도 끝났고, 꼭 광화문광장에 나와 거리의 열기를 느껴보고 싶었다”며 “비가 와서 추울 줄 알았는데, 여긴 정말 땀이 나고 후끈할 정도다”고 말했다.
이날 광화문광장에선 거센 비가 쏟아졌지만 시민들은 우산을 쓰지 않은 채 우비를 입고 응원했다. 거리 응원을 주최한 붉은악마 측은 “부상의 우려가 있으니 우산을 접어달라”고 계속 안내했다. 전광판 앞 철제 펜스 안으로도 우비를 입은 시민만 입장할 수 있었다.
첫 번째 거리 응원에 비해 인파는 적었지만 주최 측과 경찰은 실시간으로 인파가 과도하게 몰리는 것을 방지하고 이동 통로를 확보했다. 서울시는 비를 맞으며 응원하는 이들에게 저체온증이 나타나는 등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임시 대피소’도 설치했다. 경찰도 광화문광장에 기동대 12개 부대 등 800여 명을 배치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