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레미콘 출하 사실상 올스톱… 건설현장 ‘셧다운’ 위기

입력 2022-11-28 04:05 수정 2022-11-28 04:05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 나흘째인 27일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 화물차들이 멈춰 서 있다. 권현구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이어지면서 산업계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전국 주요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크게 감소했다. 시멘트·레미콘 출하는 사실상 ‘올스톱’됐다. 이번 주 초반 건설 현장을 중심으로 ‘셧다운’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지난 26일 출하 예정이던 시멘트 20만t 가운데 2만t이 출하되는 데 그쳤다고 27일 밝혔다. 현재 수도권 물류기지는 시멘트 출하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시멘트 생산이 멈추면 레미콘 업체 역시 원료가 없어 생산 공장을 멈출 수밖에 없다.

레미콘 업계는 29일부터 전국 생산 현장이 중단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축 공정 가운데 골조 공사의 핵심 재료인 레미콘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건설 현장도 연쇄적으로 멈춰설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서울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인 강동구 둔촌주공(1만2000가구) 공사 현장은 지난 25일부터 레미콘 반입량이 크게 감소해 층고를 올리는 골조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단 콘크리트를 부어 넣는 작업 이외의 공정으로 전환해 버티겠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철업계도 출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지난 24일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이후 사흘 동안 하루 출하 물량인 8000t을 내보내지 못하고 창고에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 여파로 주요 항만의 물동량도 뚝 떨어졌다. 이날 전국 주요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평소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부산항의 경우 지난 26일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58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기록했다. 평상시 반출입량인 2만5572TEU와 비교했을 때 22.6% 수준으로 떨어졌다. 인천항도 같은 시간대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평상시의 40% 수준(136TEU)에 그쳤다.

파업 현장에선 물리적 충돌도 빚어지고 있다. 지난 26일 부산신항에선 정상 운행 중인 화물차에 파업 참가자가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쇠구슬이 날아들어 차량이 파손되고 운전자가 상처를 입은 사고가 발생했다.

파업 사흘째인 26일 부산신항 인근에서 운행하던 트레일러에 쇠구슬로 추정되는 물체가 날아와 차량 유리창이 깨진 모습. 연합뉴스

경찰은 파업 참가자가 비조합원의 물류 운송을 방해할 경우 엄정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비조합원 운송 방해나 물류기지 출입구 봉쇄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현장 체포를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며 “특히 핵심 주동자와 극렬행위자, 그 배후까지 끝까지 추적해 예외 없이 사법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파업 주요 물류 거점지역에 경비경력 2100여명을 배치해 불법행위에 대비했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관련 수사 대상자는 8명(7건)이다.

세종=박세환 기자, 이택현 최일영 신지호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