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토종 암호화폐 ‘위믹스’의 상장폐지 후폭풍이 거세다. 거래량의 90%가 국내에서 거래됐던 위믹스가 상장폐지된다는 소식에 가격이 70% 이상 내리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위메이드는 불복 의사를 밝히며 상폐 결정을 내린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DAXA)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27일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위믹스 가격은 이날 오후 3시40분 기준 623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4일 상장폐지 결정이 발표되기 전 2200원 수준이었지만 발표 직후 수직 낙하해 500원까지 내려앉았다. 이후 낙폭을 소폭 회복하기는 했지만 600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때 4조원에 육박했던 위믹스의 시가총액은 현재 1385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위믹스 상장폐지 여파는 주식시장에까지 번졌다. 지난 25일 위메이드는 전 거래일 대비 1만6800원(29.89%) 폭락한 3만9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계열사인 위메이드맥스, 위메이드플레이도 하한가에 장을 마감했다.
게임 아이템과 캐릭터를 매매하는 수단으로 쓰이는 위믹스는 지난달 27일 ‘부정확한 유통량’을 이유로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위메이드가 DAXA, 코인마켓캡 등 각 공시 주체마다 다른 유통량을 공시했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발표된 상장폐지 결정 사유는 위믹스의 중대한 유통량 위반, 투자자에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 및 신뢰 훼손 등이었다.
업계에선 위메이드가 투자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것을 결정적 상폐 이유로 보고 있다. 공시마다 다른 정보가 제공된 건 투자자를 기만한 행위라는 얘기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그간 상장폐지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해왔던 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테라·루나 사태 이후 암호화폐 업계에 대한 불신이 컸던 점도 DAXA의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위믹스 사태는 진실 공방 국면으로 이어졌다. 상장폐지 결정 다음 날인 25일 장 대표는 DAXA 회원사 중 위메이드의 소명을 받았던 업비트를 공개 저격했다. 장 대표는 업비트에 유통량의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요청했지만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유통 계획서가 없는 코인들이 많은데도 DAXA가 위믹스에만 과도한 기준을 적용했다고도 했다.
반면 업비트는 DAXA 차원에서 유통량 관련 가이드라인을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형평성 논란에 대해서는 거래지원 형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위메이드처럼 발행 주체가 명확한 법인에 대해선 유통량 계획을 필수적으로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위메이드는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상장폐지 결정 효력을 정지시키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위메이드와 DAXA 간에 논쟁이 벌어지면서 금융당국도 암호화폐 상장폐지 기준에 관한 형평성 검토에 착수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