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25%P ↑… 사상 첫 6연속 인상

입력 2022-11-25 04:07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4일 연 3.00%인 기준금리를 3.25%로 올리는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4·5·7·8·10월에 이은 사상 첫 6회 연속 인상이다.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이 크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하고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1% 포인트로 벌어지면서 금리 인상을 피할 수 없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회의 후 브리핑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면 취약계층 등 여러 경제주체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하지만 5%가 넘는 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리지 않으면 나중에 지불할 비용이 크다. 추후 고통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금통위원 6명의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금통위가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향후 경기 둔화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날 함께 발표한 경제 전망에서 내년 한국 성장률을 기존 전망치(2.1%)보다 0.4% 포인트나 내려 잡았다. 또 지난 10월 금통위 회의에서 빅스텝 단행에 결정적 영향을 줬던 달러화 대비 원화(원·달러) 환율이 안정 흐름을 찾은 점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 단기 금융시장 경색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다시 1% 포인트 이상 벌어질 가능성은 높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미 기준금리(3.75~4%)와의 차이는 상단 기준 0.75% 포인트로 좁아졌지만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을 단행하면 격차는 다시 1.25% 포인트로 벌어진다. 이 총재는 “연준이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이라면 충격이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한국 기준금리 결정은 국내 요인이 먼저”라고 말했다.

지난 4월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의 정점은 내년 상반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기준금리인 3.25%는 경기를 위축 또는 과열시키지 않는 ‘중립 금리’ 수준에 해당한다는 것이 이 총재의 판단이다.

기준금리 정점 수준에 대해서는 금통위원 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절반은 3.5%가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다른 2명은 3.75%로 올라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나머지 1명은 3.25%에서 멈춰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전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