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한 스페인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압승을 거두며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알렸다.
스페인은 23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E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코스타리카를 7대 0으로 대파했다. 같은 월드컵 본선 진출국 간의 경기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일방적인 경기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따르면 스페인은 이날 코스타리카(170회)보다 6배 가까이 많은 1003회의 패스를 성공시켰다. 철저하게 압도당한 코스타리카는 경기 내내 한 차례의 슈팅조차 시도하지 못했다.
승리의 주역은 이번에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은 젊은 선수들이었다.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선수는 감각적인 발리슛으로 팀의 다섯 번째 득점을 만든 파블로 가비(바르셀로나)였다. 만 18세 110일의 가비는 이 득점으로 역대 월드컵 최연소 득점자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가비의 팀 동료 페드리(19·바르셀로나)는 전반에만 72회의 패스 시도 중 69회를 성공시키며 중원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이날 스페인의 첫 득점을 올린 다니 올모(24·라이프치히)도 이번이 첫 월드컵이었다.
스페인 입장에서는 실로 세대교체 성공을 자축할 만한 경기 결과였다. 이번 대회 스페인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본선에 진출한 32개국 가운데 네 번째로 어린 25.6세에 불과하다. 이날 경기에 선발로 나선 11명 중에서도 8명이 20대의 ‘젊은 피’였다.
젊어진 스페인이 첫 경기부터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다음 상대인 독일은 한층 더 궁지에 몰렸다. 27일 스페인과 2차전을 치르는 독일은 지난 23일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1대 2로 일격을 당하며 토너먼트 진출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태다. 스페인에 패배할 경우에는 일본이 코스타리카와 비기기만 해도 탈락이 확정된다. 설령 무승부를 거둔다고 해도 그때부턴 희박한 ‘경우의 수’를 따져 봐야만 한다. 독일 매체 키커는 이 같은 상황을 전하며 “독일의 이번 월드컵이 빠르면 일요일(27일) 막을 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