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파업은 국지전… 이번 파업은 전면전

입력 2022-11-24 04:07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원 총파업 결의대회가 열린 23일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본사 정문을 버스 등으로 막아 노조원들의 진입을 차단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이 23일 공공운수노조 파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쇄 총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전력의 핵심인 화물연대가 정부의 엄정 대응 방침에도 불구하고 24일 0시부터 파업에 들어가면서 물류·운송 차질이 예상된다. 이어 25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조·학교 비정규직 노조, 30일 서울교통공사 노조, 다음 달 2일 전국철도노조 파업도 대기하고 있다.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이 물류 부문에 한정된 ‘국지전’이었다면 이번 총파업은 교통·교육·의료 등을 망라한 ‘전면전’으로 흐르는 양상이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25일까지 사흘간 전면 파업을 선언했다. 응급실 등 필수 인력을 제외한 조합원 1100여명이 동참했다. 노조는 간호사 35명 감축안 철회, 의료공공성 강화, 필수인력 충원 및 노동조건 향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향춘 의료연대본부장은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이 제대로 된 공공병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병원에 요구하기 위해 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파업에 참여한 한 조합원은 “서울대병원의 인력 감축 시도는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기만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보고객센터지부도 강원도 원주 건강보험공단 본사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생활임금 보장과 해고 없는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했다. 노조 측은 “1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노동자들에게 건보공단은 정규직 전환을 핑계로 상담사 인력을 해고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화물연대는 24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 전날 정부와 여당이 안전운임제 일몰 기한을 3년 연장하기로 했지만, 화물연대는 일몰제 완전 폐지를 주장하며 파업 강행 의사를 밝혔다. 철도지하철협의회와 전국물류센터지부 등 공공운수노조 운수부문 노조 대표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운수부문 전 조합원은 파업 기간 발생하는 추가 화물에 대한 대체 수송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산하 최대 산별노조인 공공운수노조는 다음 달 2일까지 15개 단위 노조가 차례로 대정부 공동파업을 이어간다.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조법 2·3조 개정, 공공부문 축소 반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경찰청은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해 무관용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국 시도청장 화상회의를 열어 “불법행위자 현장 체포를 원칙으로 핵심 주동자와 극렬행위자, 그리고 배후까지 끝까지 추적해 예외 없이 사법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