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3일 “지금과 같은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에서는 수출 증진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해야 한다”며 “복합위기를 기회로 삼아 세계 5대 수출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전 세계 6위로 예상되는 수출 규모를 한 계단 더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윤 대통령은 “모든 분야와 정책을 수출 확대라는 목표에 맞춰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면서 “고위직부터 실무자까지 모든 공무원은 근본적으로 정부가 규제기관이란 생각에서 벗어나 기업을 도와주는 조직이란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양재동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했다. 회의에는 대통령실과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 기업과 무역 관련 민간협회, 코트라·한국수출입은행 등 수출 관계기관 관계자 등 모두 40여명이 참석했다. 열띤 토론이 이어지면서 당초 예정한 1시간10분을 훌쩍 넘겨 2시간 동안 회의가 진행됐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국 경제를 만들어낸 것은 결국 수출이었다”면서 “현재 대외 경제의 불안전성과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극복하려면 수출 드라이브를 걸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10여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수출 규모가 세계 7위까지 상승했다”면서 이번 경제위기를 통해 ‘세계 5대 수출대국’을 이뤄내자는 목표를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제가 직접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경제의 핵심 동력인 수출 증진에 관한 전략과 문제점들을 직접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주재한 수출전략회의는 글로벌 복합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수출이 둔화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6월 이후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고,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올해 무역 적자가 지난 10월까지 355억 달러(약 48조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수출 비중 57%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아세안·미국 등 3대 주력 시장의 수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중동·중남미·유럽연합(EU)을 3대 전략시장으로 설정하고, 방산·원전·인프라·친환경 분야 협력을 ‘맞춤형’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정부와 공직자들의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환경부도 환경 규제만 하는 부처가 아니라 환경산업을 키워나가는, 선제적으로 일하는 부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대통령의 외교라는 것도 철저하게 경제와 안보”라며 “장관들도 해외 출장을 갈 때 비즈니스 이슈를 중심에 놓으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작심 발언을 내놓았다. 윤 대통령은 “미래의 수출전략 핵심 품목이 될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관련 예산에 대해서 야당이 전액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미래가 달린 중차대한 문제마저도 정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지난 17일 회담을 계기로 체결된 26건의 계약·투자양해각서(MOU)에 대해 “내용이 구체적이고 사우디 의지가 강해 실현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