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거리응원이 4년 만에 돌아온다.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전국 12개 장소에서 4만명 안팎의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밀집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상황이라 이번 거리응원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도 기동대와 특공대를 배치해 인파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우루과이를 상대로 카타르월드컵 1차전을 치르는 24일 밤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1만5000명 규모의 거리응원이 이뤄질 것으로 경찰은 예측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 2만명, 전북 전주대 대운동장에 2000명, 인천 송동 컨벤시아에 1000명 등 전국 12개 장소에서 약 4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내에서도 응원전이 이어진다. CGV는 이번 카타르월드컵 한국 대표팀 경기를 모두 극장에서 생중계할 계획이다.
다만 코로나19 여파와 이태원 참사 후 우여곡절 끝에 재개되는 거리응원인 만큼 이전과는 다소 다른 분위기 속에 진행된다. 주최 측인 ‘붉은악마’는 평소보다 응원을 간소화하기로 했다. 과거와 달리 유명 가수 등을 초청하는 ‘사전행사’ 등도 따로 준비하지 않고 있다. 별다른 진행 없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전광판을 통해 경기를 지켜볼 것으로 전망된다.
붉은악마 관계자는 23일 “사전행사를 크게 진행하기보다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온 순서대로 앉아 응원할 계획”이라며 “자정쯤 경기가 끝나는 만큼 뒤풀이격 응원전도 길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22일 붉은악마의 광화문광장 사용을 허가하면서 야간 시간대 안전 확보, 원활한 동선 관리, 비상 상황에 대한 신속 대응 등을 준수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군중 밀집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경찰은 기동대와 특공대를 동원해 안전 관리에 나선다. 광화문광장엔 경찰관 41명과 8개 기동대, 특공대 등 경력 540여명을 투입한다. 안전사고에 취약한 지하철 역사 출입구나 무대 주변, 경사로 등 취약 지점은 지방자치단체·주최 측과 사전에 점검한다. 인파가 특정 구획에 몰리지 않도록 실시간 관측조도 운영한다. 응원이 마무리되면 구역별로 구분된 퇴장로를 이용하게 하고 뒤풀이에 대비해 인근 유흥가에도 경찰을 배치할 방침이다. 폭발물 등 테러에 대비해 경찰특공대도 배치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전국에서 크고 작은 응원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며 “단 하나의 사고도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송경모 김영선 임세정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