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서울청 정보부장 등 9명 추가 입건

입력 2022-11-24 04:05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들이 지난 2일 서울 용산경찰서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을 비롯해 경찰·소방·구청 공무원 등 9명을 추가로 입건했다. 참사 관련 피의자는 17명으로 늘었다. 특수본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1차로 입건된 주요 피의자들에 대해서는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수본은 박성민 전 서울청 정보부장(경무관)을 증거인멸 및 교사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박 경무관은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대규모 인파 밀집이 예상된다는 취지의 정보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가 있다. 현재까지 특수본에 입건된 경찰관 중 가장 높은 계급으로, 24일 소환조사가 예정돼 있다. 그는 참사 이후 “정보보고서를 규정대로 삭제하라”고 지시했는데, 특수본은 증거인멸의 목적이 있었는지를 따져보고 있다. 정보보고서 삭제에 가담한 용산서 정보과 직원도 함께 입건됐다.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경정)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피의자가 됐다. 참사 당일 핼러윈 데이 관리 책임자로 지정된 송 경정이 참사 전후 과정에서 부실 대응했다는 게 특수본의 판단이다. “서울청에 경비기동대를 요청하라고 지시했다”는 이임재 전 서장 주장의 진위도 송 경정을 상대로 확인하고 있다.

용산소방서 소속 현장지휘팀장 1명도 추가로 입건됐다. 특수본 김동욱 대변인은 “현장 구호 조치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지휘팀장이 현장 도착 후 소방서장 지휘 선언 전까지 골든타임에 현장 지휘 책임자로서의 조치에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특수본의 수사를 비판한 것에 대해 김 대변인은 “혐의 사실에 대한 단순 부인으로 보고 있다”며 재반박했다.

유승재 부구청장과 안전건설교통국장, 안전재난과장 등 용산구청 공무원 3명과 이태원역장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됐다. 김 대변인은 “다음 주 초부터 (일부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이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