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댐 저수율 19%… 전북 지역도 물부족 우려

입력 2022-11-24 04:03
전북 임실 국사봉 일대에서 지난 2019년 2월(왼쪽 사진)과 23일 촬영한 옥정호 붕어섬 모습. 저수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 달 출렁다리를 건설해 전국적인 인기를 모으는 전북 임실군 옥정호 붕어섬 일대. 23일 낮 찾아본 붕어섬은 평소보다 2배 정도 커진 규모를 선보였다. 섬진강댐의 저수율이 18.9%에 그치면서 그동안 물속에 잠겨 있던 토지가 상당부분 물 위로 솟아났기 때문이다. 반면 저수지는 3분의 2 정도가 바닥을 드러내며 앙상한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광주·전남 지역이 반세기만에 가장 심한 가뭄으로 제한급수까지 이뤄지는 상황에서 전북지역의 가을 가뭄도 심각해지고 있다. 올 겨울철 강수가 현재 수준에 머물 경우 내년 봄 영농철 농업용수 부족과 고지대 제한급수 등 물 부족 비상 상황이 우려된다.

전북도에 따르면 11월 섬진강댐과 용담댐, 부안댐, 동화댐 등 도내 주요 댐의 평균 저수율이 41.1%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4.5% 수준이다. 평년과 비교해서는 76.6% 정도다.

특히 섬진강댐은 23일 기준 저수율이 18.9%를 기록했다. 저수가능 총량 466만t 가운데 저수량이 88.3만t에 그쳤다. 지난 해 56.2%는 물론 평년 38.3%의 저수율에 비해서도 극히 낮은 수치다. 진안 용담댐도 총량 815만t 중 저수량 416만t을 기록해 저수율 51%로 나타났다.

이는 강수량이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부터 최근 6개월간 전북지역 누적 강수량은 698.1㎜로 평년(1031.6㎜) 강수량의 68.1%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같은 기간 전국 누적 평균 강수량(909㎜)과 비교했을 때 210여㎜ 적은 수치다.

전북도는 강수가 부족하더라도 댐별로 400일 이상 생활용수 공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를 동시에 공급하는 섬진강댐과 동화댐의 경우에도 농업용수 공급(4~9월)이 종료돼 겨울철 용수 공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가뭄이 지속될 경우 이들 댐의 용수공급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달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을 확률이 50%, 12월과 내년 1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에 전북도는 선제적인 가뭄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키로 했다. 향후 가뭄경보 발령 시 하천수, 농업용수, 생활·공업용수 순서로 단계별 제한 조치를 통해 적정 용수공급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환경부 등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도민들의 생활불편과 지역경제의 손실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임실=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