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진 고령화… 가족 돌봄 퇴사 기혼 여성 첫 증가

입력 2022-11-23 04:06

201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가족을 돌보기 위해 퇴사를 결정한 기혼 여성이 증가했다. 고령화 심화로 장년층이 노년층을 부양하는 ‘노노(老老)케어’가 본격화 된 것으로 풀이된다. 저출산 영향으로 육아를 위한 퇴사는 감소했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기혼여성의 고용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경력단절여성은 139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만1000명 줄었다. 경력단절여성은 4년째 감소 중이다.

기혼 여성이 직장을 그만 둔 이유는 육아(42.8%), 결혼(26.3%), 임신·출산(22.7%), 가족돌봄(4.6%), 자녀교육(3.6%) 등이었다. 결혼인구가 줄면서 육아, 임신·출산, 자녀교육 등의 이유로 퇴사하는 여성은 줄었다.

다만 고령화 영향으로 가족 내 고령자를 돌보기 위해 일을 그만두는 여성이 증가했다. 지난해 5만명이었던 가족돌봄 사유 경력단절여성은 올해 6만4000명으로 증가했다.

가족을 돌보기 위해 퇴사한 여성은 2014년 첫 집계 당시 16만4000명으로 조사된 후 감소 중이었으나 올해 처음으로 늘었다.

특히 중년 여성에게 가족 돌봄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전체 가족 돌봄 사유 경력단절여성 중 40~54세 여성이 92.2%를 차지했다. 가족 돌봄을 위해 퇴사한 40대 여성은 지난해 2만4000명에서 올해 3만명으로 증가했다. 50~54세 여성 중 가족을 돌보기 위해 퇴사한 여성도 2만9000명으로 지난해보다 8000명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40~50대 중 가족을 돌보기 위해 퇴사하는 여성이 확실히 증가했다”며 “코로나19의 영향은 단기적이고 고령화의 영향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혼 여성들은 자녀가 학교에 진학하며 일터에 돌아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6세 이하 자녀를 둔 기혼 여성의 고용률은 49.0%에 그쳤으나 7~12세 자녀를 둔 기혼 여성의 고용률(60.9%)과 13~17세 자녀를 둔 기혼 여성의 고용률(66.9%)은 이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