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살인’ 전주환, 첫 공판서 “정말 잘못했다”

입력 2022-11-23 04:05
신당역 살인사건 피고인 전주환(31). 이한결 기자

스토킹하던 피해자를 신당역에서 살해한 전주환(31)의 첫 정식 재판에서 범행 직전 모습이 찍힌 영상이 공개됐다. 전씨는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재판부의 물음에 “정말 잘못했다”고 했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1부(재판장 박정길)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전씨는 “정말 잘못했음을 잘 알고 있고 이에 대해 후회하고 반성하고 뉘우치며 속죄하면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전씨의 변호인은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다면서도 “범행 전 피해자의 주거지에 침입했던 동기는 살인 목적이 아니라 (스토킹 사건에 대해) 합의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재판에서는 사건 현장인 신당역 화장실 근처에 설치된 CCTV 영상이 재생됐다. 영상에는 피해자가 화장실 안에 들어가자 전씨가 한 손에 흉기를 든 채 머리에 샤워캡을 쓰는 모습이 담겼다. 전씨가 피해자를 한 차례 놓치고 근처에서 기다리다가 다시 화장실에 따라 들어가는 장면도 찍혔다. 전씨는 화면을 등진 채 앉아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은 “(해당 증거를 통해) 전씨가 피해자에게 다가가 대화하려는 시도가 전혀 없었던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아버지를 양형 증인으로 신청한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다음 달 13일 증인신문을 진행한 뒤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전씨는 지난 9월 14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화장실에서 회사 동기였던 여성 역무원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피해자를 스토킹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로 먼저 기소된 사건에서 중형 선고가 예상되자 선고 하루 전 살인을 저질렀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