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소폭 줄었지만 카드 소비 2.5조 증가… 가계 빚 또 사상 최대

입력 2022-11-23 04:04

지난 3분기(7~9월) 가계 빚이 사상 최대 규모인 1870조원을 돌파했다. 시중 금리가 급등하면서 가계대출 잔액이 소폭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이후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결제 전 신용카드 대금이 급증한 여파다.

한국은행이 22일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가계 신용 잔액은 1870조6000억원으로 이전 최대치였던 전 분기(6월 말 1868조4000억원)보다 2조2000억원 증가했다. 가계 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 등지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신용카드 대금(판매 신용)을 더한 것이다. 가계 신용 잔액은 2013년 2분기 이후 38분기째 증가세다.

가계 신용 잔액 중 가계대출은 1756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1757조1000억원) 대비 3000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 1분기(-8000억원) 이후 이번이 역대 두 번째다. 가계대출 잔액 중 주택담보대출은 1007조9000억원은 전 분기 대비 6조5000억원 증가했는데 폭이 지난 2분기(8조7000억원)보다 작아졌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줄 잔액은 748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조8000억원 감소했다.

판매 신용은 전 분기 대비 2조5000억원 증가해 113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민간 소비가 늘어난 결과다.

한은은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은 주택 거래 부진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작아졌고 시중 금리 상승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규제로 인해 기타대출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면서 “규제가 약해지면 가계대출 잔액이 다시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