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지 찾은 벤투호 “푹신한 잔디, 경기하기 딱 좋네”

입력 2022-11-22 04:04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이 21일(현지시간) 월드컵 조별리그가 열리는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잔디를 밟고 있다. 주장 손흥민은 앉아서 잔디를 만져보고 있다. 한국은 이곳에서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치른다. 알라이얀=최현규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결전지인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그라운드를 밟았다. 2022 카타르월드컵 H조에 속한 벤투호는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이곳에서 치르게 된다.

대표팀은 현지시간으로 21일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5시)쯤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을 답사했다. 카타르는 경기장이 8곳밖에 안 되는 만큼 잔디 관리를 위해 각 팀당 한 차례씩 경기장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공식적인 용어는 ‘Familiarization Tour(팸 투어)’다.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치르게 되는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을 처음으로 방문한 대표팀은 경기장 내부부터 경기장 잔디 상태까지 꼼꼼히 살피는 모습이었다.

라커룸 등 내부 시설을 둘러본 대표팀은 오전 11시 7분쯤 경기장에 나타났다. 검은 트레이닝복 차림에 하얀 운동화를 신은 대표팀 선수들은 삼삼오오 흩어져 경기장을 살피기 시작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잔디를 만져보고 바닥을 손가락으로 눌러보는 등 전체적인 잔디 상태를 꼼꼼히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황희찬과 정우영 황인범 등은 발바닥으로 바닥을 꾹꾹 누르며 잔디 깊이 등을 확인한 뒤 손흥민과 한동안 얘기를 나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주장 캐리커처' 첫 장. 손흥민은 맨 앞 왼쪽에서 두 번째에 앉아 있다. FIFA 소셜미디어 캡처

코칭스태프도 경기장 상태 확인에 심혈을 기울였다. 에어컨이 설치된 주변을 맴도는가 하면 경기장 양 끝 쪽을 오가기도 했다. 마치 에어컨 바람 세기를 체크하는 듯 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선 그라운드 주변 벽에 설치된 200여개의 에어컨 송풍구에 강한 바람이 뿜어져 나왔다. 이날 날씨는 약 30도에 육박할 정도로 더운 날씨였으나 경기장에 들어서자 서늘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벤투 감독과 주장 손흥민이 팸 투어 막판 5분여간 독대를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스타디움 답사를 마친 대표팀은 약 30분쯤 둘러본 뒤 경기장을 떠났다. 손흥민은 태극전사 중 마지막으로 경기장을 나섰다.

태극전사들은 경기장 상태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황인범은 “잔디는 엄청 좋다. 훈련장이 약간 딱딱한 편인데 훈련장보다 푹신한 느낌이다”며 “훈련을 못해보는 게 아쉽지만 와서 밟아보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문환도 “훈련장이랑 비슷하지만 좀 더 푹신한 느낌이다”며 “아무래도 선수들이 경기하기에는 더 좋다”고 평가했다. 백승호는 “경기하는 팀들이 어떻게 경기를 하냐에 따라 변할 수 있겠지만 지금 상태로는 너무 좋다”며 “가만있어 보니 시원함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전날 도하 입성 이후 처음으로 꿀맛 같은 휴식을 가졌던 대표팀은 이날 오후 훈련을 재개했다.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의 에어컨 바람과 잔디 상태를 직접 체감한 만큼 선수들 간의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알라이얀=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