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영역의 23번 문항이 대형 입시학원의 사설 모의고사 문제와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올해 수능 문제 관련 이의신청은 600건을 넘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23학년도 수능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신청 마감 5분 전인 오후 5시55분까지 642건의 게시물이 등록됐다. 영역별로 보면 영어가 338건으로 가장 많았다. 사회탐구가 114건으로 뒤를 이었고 국어 68건, 수학 53건, 과학탐구 40건, 한국사 15건, 제2외국어·한문 11건, 직업탐구 3건 순이었다.
이 중 영어영역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문항은 23번이다. 주어진 지문을 읽고 주제로 가장 적절한 것을 찾는 문제로 3점이 배점됐다. 해당 문항에 대한 의견은 100건 넘게 접수됐다.
이의신청을 한 수험생들은 해당 지문이 대형 입시학원의 유명 강사가 제공한 사설 모의고사와 한 문장을 제외하고 모두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사설 모의고사를 미리 풀어본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한 이의신청자는 “이는 명백히 특정 대형 강의를 수강한 학생들에게 유리했던 문제”라며 “전원 정답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가원은 우연의 일치라는 입장이다. 출제 과정에서 시중 문제집이나 참고서 등을 살펴보고 비슷한 내용을 최대한 배제했지만, 개별 강사들이 제공하는 자료까지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영어영역에서는 듣기평가 음질이 불량했다는 의견도 쇄도했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듣기평가를 위탁해서 관리하는 교육청 차원에서 설명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평가원은 오는 29일 수능 정답을 확정해 발표한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