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건 순간… 여소야대 국회 설득해야”

입력 2022-11-22 04:02
21일 서울 동대문구 글로벌지식협력단지에서 열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60주년 기념 간담회에 역대 부총리·장관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앞줄 왼쪽에서 두번째)과 홍남기·김동연 전 부총리(앞줄 오른쪽에서 첫번째·두번째) 등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대 부총리와 경제부처 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 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했다. 1962년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시행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경제 원로들은 경제 위기와 여소야대 상황에서의 정책 집행을 우려하면서도 과거 경험을 발판삼는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경회·예우회·기획재정부·한국개발연구원(KDI)은 21일 서울 홍릉 글로벌지식협력단지에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60주년 기념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역대 부총리·장관 24명, 역대 KDI 원장 7명 등이 참석했다. 재경회·예우회는 경제기획원·재무부·재정경제원·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기재부의 퇴직 관료 모임이다.

강경식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은 “(경제가)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여소야대로 (정책) 집행이 보장되지 않아 (과거와) 차이가 있어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장병완 예우회 회장 역시 “행정의 정치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고 정치의 사법화마저도 진행돼 어떤 해법이 마련돼도 어떻게 실행할지의 문제도 지난한 과제가 된 게 현실”이라고 언급했다. 강 전 부총리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하루 팔할 이상을 정부가 추진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도록 야당 의원들을 일대일로 불러 식사하며 설득했는데, 내년 총선까진 우리도 (야당을)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高) 위기’ 속에서도 위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 회장은 “과거 금 모으기 운동 경험에서 봤듯이 전국민적 에너지를 모아서 극복하는 유전자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유전자를 다시 끄집어내서 통합의 에너지로 삼고, 뛰어난 후배들이 주춧돌을 쌓아 간다면 앞으로 60년도 밝은 역사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오규 재경회 회장 역시 “최근 경제, 안보, 에너지, 보건, 인구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중층적 복합적 위기에 처해 있다”며 “과거 큰 어려움을 극복했듯 오늘 어려움도 기재부와 KDI가 힘을 합쳐 극복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금 현재 경제가 어렵고, 내년까지도 어려울 것 같다”며 “내년 5월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해 우리 경제의 지난 60년 성과와 과제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대한민국이 나아갈 비전과 방향을 논의하는 국제콘퍼런스를 열겠다”고 밝혔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